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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픈 역사를 품은 캠프마켓에 피어난 희망

  • 작성자
    경인일보(총무담당관)
    작성일
    2020년 8월 6일(목)
  • 조회수
    649

 

[기고]아픈 역사를 품은 캠프마켓에 피어난 희망

발행일 2020-08-06 제19면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아빠 여기는 뭐하는 곳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이곳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야. 우리 땅인데, 우리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단다. 그런데 아빠는 언젠가 굳게 닫혀있는 이 문이 반드시 열릴 거라 믿어. 그러려면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돼."

30년 전, 당시 부원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 녀석과 함께 부평 캠프마켓 반환 행사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아들 녀석이 묻고, 내가 답했던 말이다.

시간이 소요되고, 과정이 고되더라도 캠프마켓 반환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었다.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켜켜이 품으며, 민족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했던 부평 캠프마켓은 80년의 세월을 안고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부평 캠프마켓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수많은 시련을 겪어내야만 했다.

현 캠프마켓이 자리하고 있는 땅과 그 주변은 우국지사의 소유였는데 그 뒤 친일파에게 넘어갔다. 그 뒤 몇 사람의 소유를 거쳐 일제의 전쟁 물자를 생산하는 조병창이 들어섰다.

해방이 되면 그 서러움과 두려움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꿈에도 그리던 해방이 찾아왔지만 우리의 바람과 달리 그 곳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미군이 되었다.

전란 후 극심한 혼란과 남북 간의 안보 위기 속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었고 7개의 캠프로 구성되었던 이 거대한 기지를 애스컴시티라 불렀다.

이후 1973년 애스컴시티의 공식 해체로 사실상 군사 기능을 상실한 캠프마켓 주위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도심 한가운데, 두터운 문 속에 홀로 남은 캠프마켓을 보며 시민들의 품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우리 땅이지만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었던 곳 '캠프마켓'을 바라보며 시민들은 '이곳만은 지켜내자, 이곳만은 우리 품으로 가져오자'란 간절함을 품게 되었다.

미군기지 인근 아파트에서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된 행사가 있다고 방송을 하면 가족 단위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시민들의 이른바 인간 띠 잇기 행사는 대내외적으로 캠프마켓 반환을 압박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외에도 평화와 참여로 가는 연대활동, 가가호호 방문 서명운동, 천막 농성 등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고 캠프마켓 반환의 당위성은 더욱 명확해지고, 그러한 시민들의 염원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

그렇게 지난 80년간 시민들 가슴 깊이 파고든 응어리이자 아픔인 부평 캠프마켓은 철옹성같이 단단한 문을 열고 이제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

올해 10월이면 지난해 주한미군이 반환한 21만765㎡(전체 44만㎡) 중 B구역 약 1만804㎡(남측 야구장 부지)를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2의 고향인 인천에 정착하여 수십 년간 부평 캠프마켓 반환을 위해 달려왔던 나로서는 역사적인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 온다. 캠프마켓 내 토양과 지하수 오염 등 심각한 환경오염 등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고 넘어야 할 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힘없는 나라의 질곡을 간직한 곳, 숱한 세월 외국 군인이 주둔하며 우리의 마음을 억눌러야만 했던 곳, 인천의 미래를 새롭게 그릴 수 있는, 아픔과 동시에 희망을 품고 있는 캠프마켓에서 시민 모두의 바람 속에 머지않아 희망의 꽃을 활짝 피게 될 것이라 믿는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 있었지만 함께 할 수 없었던 부평의 과거이자, 현재, 새로운 미래의 시작점이 될 부평 캠프마켓에서 우리 아이들이 따사로운 봄 햇살을 받으며 환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그려보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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