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인천의 맛

"바다를 가득 품은 영양만점 국민반찬 장봉도 김"

지평선 너머로 주황빛의 해가 떠오르자, 서둘러 장비들을 챙겨 바 다로 나갈 준비를 한다. 지난밤 파도가 몰아치던 바다는 잔잔한 호수처럼 작은 물결만이 일렁인다. 행여나 양식장이 떠내려가지 않았을까, 병충해를 입어 김이 손상되지는 않았을까. 따뜻한 쌀 밥위에 올라가는 김 한 장을 만들기 위해 장봉도 어민들은 마음은 급하지만 몸은 안전하게, 작은 배를 타고 양식장으로 향한다.

김 사진

김 사진우리 김은 장봉도 어민의 삶 그 자체입니다.

바다가주는선물

이른 아침을 챙겨먹은 어민들은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바닷가로 향한다. 장봉도의 바다는 매서운 찬 공기를 내뿜지만, 덕분에 바닷속 김들은 무럭무럭 자란다. 바닷바람에 실려 온 짠 내음을 맡다 보니 어느덧 양식장에 도착했다. 망망대해에 작은 지주 기둥으로 표시된 김 양식장을 바라보니 쓸쓸함도 엿보인다. 장봉도 김은 전통 재래식 방법을 사용하여 바다 한가운데 모종을 심는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바닷속에서 자란 장봉도 김은 맛은 물론이고 영양분도 가득하다. 모든 식물이 잘 자라기 위해선 그에 맞는 환경조건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김 양식의 경우에는 더 욱 까다롭다.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도, 너무 내려가도 피해가 오기 때문이다. 최근 수온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김 양식장에도 찾아왔다. 높은 수온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김에 전염병인 갯병이 든 것이다. 한 곳에서 발생된 갯병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많은 양의 김이 폐사를 했다. 일 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수확철만 기다린 어민들에겐 큰 아픔이었다. 어민들의 발 빠른 대처와 노력 덕 분에 현재 많은 양의 김들은 복구가 되었지만, 수확 시기가 늦춰졌다. 2시간가량 조업을 마친 배 는 김을 한가득 싣고 선착장으로 들어온다. 장봉도 어민들이 만든 아름다운 결실이 윤기를 보이 며 검게 빛나고 있다.

뛰어난맛과품질

장봉도에서 일 년간 생산되는 김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 는 김 양식에 있어서 어떠한 물리적, 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양의 김을 생산하기 위해 양식장의 크기를 확대하 거나, 성장 속도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유기산, 무기산)을 이용 할 수도 있다. 17년째 김 양식장을 운영하는 이봉구 장봉영어조합 법인 대표는 염산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전통 방식이 장봉도 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한다.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고 양식을 하다 보면 김의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도움을 받는 장봉도 김이야말로 사람과 자연의 올바른 공생관계를 보여준다. “비록 생산량은 떨어지지만, 질적인 면에 있어서 장봉도 김이 전국 일등입니다.” 장봉도 김을 소개하는 이 대표의 말속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 김 사진

  • 김양식 사진

어민들의노력

김 양식은 무더운 여름날 바닷속에 수천 개의 지주를 일일이 박으면서 시작한다. 고정된 지주에 어망을 설치하고 모종을 심는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장봉도의 바다 특성상 어민들 의 힘은 두 배로 든다. 그렇게 채취한 김은 가공과정을 거쳐 서 우리가 먹는 네모난 김으로 변신한다.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김은 장봉도 어민들의 노력이 없다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2년 전, 한강에서 생긴 유빙이 떠 내려와 양식장이 손실된 일이 있었는데, 어민들이 서로도와 해결할 수 있었어요. 우리 김은 장봉도 어민의 삶 그 자체입니다.” 김의 맛의 비결을 묻 자, 정연희 어촌계장은 어민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장봉도 김은 유통과정의 어려움을 겪 는다. 섬 안에 젊은 노동인력도 적어 매년 일손부족을 느끼 기도 한다. 부족함이 느껴지면 서로 조금씩 나누어 채우고, 도움이 필요하면 내가 먼저 나서서 손을 내민다. 장봉도 김 은 20일 간격으로 총 6차례 채취한다. 현장가공을 통해 즉석 으로 만들어진 김은 온라인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으며, 직 접 만나고픈 이들에겐 장봉도에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 김양식 사진
  • 김양식 사진
이승현
사진
이덕재

목록


상단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