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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문

[기고]10대들의 자살, 누구의 책임인가?

  • 작성자
    기호일보
    작성일
    2012년 2월 6일(월)
  • 조회수
    593


[기고]10대들의 자살, 누구의 책임인가? 

이용범 인천시의원 의원

최근 인천·대구·광주·대전 등 전국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거나 폭력을 당한 어린 10대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 겨우 10년 남짓 살아온 어린 학생들이 밝고 찬란한 미래를 외면한 채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일까? 도대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나 대책은 없는 것이며, 과연 이 비극적인 현실은 누구의 책임인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19세 청소년 자살자는 353명으로 하루 한 명꼴로 청소년들이 목숨을 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까지는 교통사고가 청소년 사망 원인 중 1위였지만, 2009년부터는 자살이 1위로 바뀌었을 만큼 문제가 심각한 현실이다.

인천시는 2010년 한 해 동안 84명의 청소년들이 자살해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서 다섯 번째로 그 수가 많았다. 인천시교육청이 제공한 최근 3년간 학생들의 자살 현황을 보면 고등학생의 자살이 가장 많아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원인은 가정불화나 충동, 성적 비관 등 다양하지만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된 가운데 학교폭력의 피해 경험을 가진 아이들 중 14%가 죽을 만큼 고통스럽다고 응답한 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특히, 현 대학입시 체제 하의 지나친 경쟁과 학부모들의 요구 속에서 어린 학생들은 성적에 대한 압박에 짓눌려 하루하루를 살아나가고 있으며, 결국은 이러한 현실의 중압감이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낳게 되고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 위험요소가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지혜와 꿈을 키워나가고 인성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학교 현장이 경쟁과 폭력에 물들어 아이들이 병들어 가고 있는 사이 우리 사회는 너무나 안일한 자세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

그간 전국 시·도교육감이 모인 자리에서도 입시제도와 사교육비 문제만을 거론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자살 사건이 터지고 난 이후인 12월이 돼서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학교폭력의 위험성이 오래전부터 사회에 경종을 울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학부모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학생들의 자살과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갖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인천시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특단의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 학생들의 속마음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목소리를 들고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건전한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10대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세상이 자신들의 감정을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특성이 있다. 이렇기 때문에 어른들이 만든 정책이 자신들을 외면한다고 여기며, 현실을 모른다고 주장하기 일쑤이다. 따라서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그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주장하는지, 속마음을 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의 의견과 교과서적인 대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읽기 위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교폭력 근절과 자살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의 첫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10대가 아프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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