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회 임지훈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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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문

[인천시의원 발언대] 임지훈 교육위원회 의원 

  • 작성자
    인천일보(홍보담당)
    작성일
    2019년 8월 16일(금)
  • 조회수
    530
[인천시의원 발언대] 임지훈 교육위원회 의원 
 
  • 이순민
  • 승인 2019.08.15

 
 
원도심 학교격차 해소, 학생이 'OK' 할 때까지
 
임지훈 교육위원회 의원 사진
 


교육위원회에서 일하다 보면 학교를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송도나 청라, 영종 신도심에 지어진 학교는 교문에서부터 첨단 건물 같은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윤이 번쩍일 정도로 청결한 화장실엔 음악이 흐르며 종이 울려도 교실로 들어가고 싶지 않을 만큼 우아하다.

특별교실뿐 아니라 동아리실, 놀이학습실, 상상메이커실, 그리고 교직원을 위한 복지 공간까지 세련되게 꾸며져 있다. 어릴 적 학생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한 학교의 모습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원도심 균형발전 대상 학교는 들어가는 현관부터 냄새가 달랐다. 현관과 복도가 좁아 답답하고, 복도를 지나다 보면 화장실 냄새로 얼굴이 찡그려진다. 화장실만 해도 여기저기 녹이 슨 수도 시설에 누렇게 찌들고 여러 번 수선한 흔적이 보이는 변기들, 오래된 벽면의 타일들이 곧 떨어질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원도심 학교 화장실이 불편해 집에 갈 때까지 용변을 참는 학생들이 있다는 학부모의 불만을 쉽게 들어볼 수 있다.

또 과거에 비해 학생 수가 감소하며 늘어난 빈 교실엔 다양한 이름을 붙여 돌봄교실이나 특별교실로 꾸며 놓았으나 헌옷에 새 헝겊을 이어 놓은 것 같은, 조화롭지 않은 색과 공간의 어울림이 어색했다. 이곳이 2019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재를 육성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학교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 먼지 풀풀 나는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허탄한 쓴웃음도 절로 나왔다.

매년 인천시교육청은 교육균형발전계획을 수립해 원도심과 신도심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예산과 정책을 지원하나 수요자가 바라는 시대 흐름을 따라지 못하는 형국이다. 여전히 신도심과 원도심 학교 격차는 커지고만 있다.

원도심 학교 시설·환경을 당장 개선할 수 없다면 보완재가 필요하다. 우수 교원을 배치해 재미있는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거나 방과 후 특별한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본운영비와 시설개선유지비를 획기적으로 많이 투입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운동장 기울기를 줄일 수 있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평등하다고 느낄 때까지 원도심 학교에 대한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특히 원도심 학교 환경을 개선할 때 예산만 교부해주고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 공간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전문가와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구성원 안목만으로 공간을 재창조하기 힘든 만큼 건축가·공간디렉터·교육자 등이 함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헌옷을 헝겊으로 덧댄다고 새 옷이 되긴 어렵지만, 헌옷을 전문가가 창의적으로 리폼하면 새 옷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오래됐다고 다 나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시 도시균형발전계획에 의해 도시재생이 계획된 지금 시교육청은 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마을 상생 공간으로 학교 재생사업을 구상해야 한다. 도시를 재생시켜 사람이 살고 싶은 곳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마을로 만들려면 학교를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아이 기르는 것은 교육청이 하는 일이니 시는 덜 신경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도시균형발전계획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배우고 평생교육 역량을 기르는 공간으로 학교를 만들려면 도시재생사업의 공간 전문가들이 학교를 리모델링하는 일에도 함께해야 한다. 마을이 학생들의 배움 공간이 되도록 교육청 아이디어를 보태는 상생 시스템도 만들어져야 한다.

오산 드림센터처럼 학생들이 방과 후 시간을 학교보다 더 쾌적한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학생복지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시와 시교육청은 도시균형발전계획 시행 이전에, 원도심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선행해야 한다. 그래야 원도심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역에 '균형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노력한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최근 시의회는 원도심 학교 책상·의자를 신도시 수준으로 바꾸는 예산을 배정했다.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봤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균형 있게 만드는 것의 결과는 운동장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체감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 체감온도가 도시균형발전정책 성패의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을 시와 시교육청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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