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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문

[의장실에서] 대한민국 관문 인천에 감염병전문병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

  • 작성자
    중부일보(총무담당관)
    작성일
    2020년 6월 3일(수)
  • 조회수
    655
[의장실에서] 대한민국 관문 인천에 감염병전문병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

  • 이용범
  • 승인 2020.06.02 20:44


 

‘우리들은 모두가 페스트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다시는 페스트에 전염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것만이 우리들로 하여금 평화를 되찾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감염병의 공포에 휩싸인 지금의 상황은 소설 속 상황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페스트’라는 소설 속에서도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과 같이 극한의 절망 속에서 운명과 맞서 싸우는 다양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2016년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15메르스 백서’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 유행은 유전학적 기술이나 첨단 의학이 통제한 것이 아니라 역학조사와 격리, 검역과 같은 전통적 방역조치에 의해 ‘겨우’ 종식될 수 있었다. 당시 메르스 사태는 공공의료 시스템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준다.

5년이 흐른 지금, 신종 감염병 앞에서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체계적인 대응능력을 보여줬고, 대한민국의 선진 방역시스템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역시스템은 감염병이라는 결과에 대한 처방일 뿐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순 없다. 감염병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고 이를 철저히 예방하고 준비하려면 우리가 지금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이 있다. 바로 ‘감염병 전문병원’의 설립이다.

실제로 2015년 메르스 유행과 같은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 발생 시 격리관찰과 치료를 위한 감염병 전문병상의 부족과 전문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환자의 신속한 격리와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또한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환자격리가 전파를 차단하는 유일한 대응방안이 되고 있는데 감염병 환자의 이송은 감염확산 우려가 있고, 중증 환자의 경우 이송 중 환자상태를 악화 등 비상상황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존재하지만 병원당 3~9병실의 소규모 음압병상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속적으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인천·중부·영남·제주 등 4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한다는 사업계획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 2020년도 추가경정예산 편성과정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인천과 제주가 배제됐다. 인천시의 경우 인구밀집도와 국제공항과 항만 등의 지리적 여건을 감안할 때에도 많은 외국인들의 출입 등으로 신종 감염병의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인천이 배제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인천은 해외유입 인구가 첫 발을 내딛는 관문도시이다. 매년 5천만 명의 입국 검염대상자 중 90%가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입국하고 연간 7천만 명의 이용객과 해외여행객 세계 6위를 기록하는 인천공항이 있는 대한민국의 관문도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감염병 전문병원의 설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바이러스를 대문에서부터 철저히 격리한다면 안방까지 유입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사전 예방이 사후 대처보다 비용이 훨씬 절감될 뿐더러 국민 희생도 최소화 하는 일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대규모 감염병 앞에서 더 이상 속수무책이 돼서는 안 된다. 단순한 예산문제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주저하게 된다면 머지않아 더 큰 경제적 비용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을 통해 우리는 모든 인구가 얼마나 촘촘히 연결돼 살아가는지 체감하고 있다. 인천권역 내 감염병 전문병원의 부재는 촘촘히 연결된 이 세상에서 비단 인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소설 ‘페스트’의 내용처럼 우리가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해야 하는 것이야말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평화를 되찾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잠시 숨고를 틈도 주지 않고 코로나19는 이미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감염병 전문병원의 권역별 설립이 그 열쇠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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