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정정덕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주민
경복궁을 거닐다 보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한복을 거의 입지 않고, 외국인들이 더 즐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한복의 날‘은 한복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일상에서도 입도록 권장하는 날이다. 1996년에 제정되어 지금은 ‘한복문화주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복은 특별한 날에만 꺼내 입는 옷으로 머무르는 듯하다.
한복은 단순하게 옷깃만 여미고 끈만 매면 입을 수 있다. 전통적인 색감과 선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한복에 담긴 멋은 어떤 옷보다도 화려하다. 조상들은 한복을 입고 일상생활은 물론 혼례를 올렸다. 그리고 한복을 입고 굳센 의지로 나라를 지켜내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일상과 정서가 깊숙이 배어 있는 옷이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나라에서 한복을 자신들의 것처럼 주장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한복을 사랑하고 이를 지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복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는 분위기와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인천이 앞장서 한복의 날에 체험 행사나 축제를 마련한다면, 시민들도 한복을 더 친근하게 느끼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한복을 생활 속에서 다시 입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히 멋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체성을 되찾고 문화의 뿌리를 지키기 위한 길이다. 인천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널리 퍼져 언젠가는 거리에서 한복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의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