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화현
I-신포니에타 단장, 복합문화공간 화안 대표
2024년 3월 어느 날, 송월동에 자리 잡은 카페건물 2층에는 마을 사람들이 북적였다. 20년 전 실내악단을 창단하여 활동해 온 I-신포니에타가 창단 20주년 기념으로 <복합문화공간 화안>을 열고, 동화마을과 차이나타운 주민·상인들을 초대해 집들이 음악회가 있는 날이었다. 그날 생전 처음 클래식 음악회를 보았다는 할머니부터, 이런 음악회는 처음이라며 행복해 한 ‘풍선 터트리기’ 가게 사장님, 이 공연이 계속 열렸으면 좋겠다는 ‘꽃봉자 아이스크림’ 사장님까지 음악과 감동을 나누며 함께 이웃이 되었다. 그 후 매달 마지막째 주 토요일 오후 6시면 어김없이 <화안>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I-신포니에타는 지난 20년간 2천 회가 넘는 공연을 했고, 모든 공연의 중심은 관객과의 소통이었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학교로 찾아가는 음악회’, 농어촌 지역에서 열린 ‘시골집 음악회’, 50여 명의 작가가 관객의 눈 높이에서 소통한 ‘북 콘서트’, 코로나 시기에 눈빛과 마음으로 소통한 ‘발코니 콘서트’.
얼마 전부터는 지역 연계 예술교육의 일환으로 인일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화안>을 찾아오고 있다. 함께 그림을 감상하고, 하우스 콘서트를 경험하고, 아이들이 정한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그림검사, 모래놀이치료, 심리치료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며 소통한다. 소통을 통해 마음을 열게 된 아이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고, 이 곳에 올때마다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있다.
이렇듯 원도심에 문을 연 <화안>에서는 인천의 작은 문화를 일구어 가고 있다. 인천이 개항되며 문화 를 꽃피운 도시인만큼, 많은 이들이 문화 예술을 통해 소통하고 활기찬 일상을 만들어가기를 소망한다.
* 발언대의 내용은 인천광역시의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