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신비한 인천 섬,
"너를 부르마"글 고화숙
부평구 산곡3동 주민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지 너무도 오래’로 시작하는 가슴 시린 노래가 있다. 이 노래에서 ‘너’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오른 ‘민주’와 ‘자유’지만 내가 부르는 ‘너’는 인천의 아름다운 ‘섬’이다.
인천시민이어서 참 좋은 것 중 하나는 인천은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한 ‘섬’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인천 시민이 누리는 혜택이 컸는데 인천시 정책으로 이젠 왕복 3,500원이면 어떤 섬에도 갈 수 있다니 참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섬을 찾게 된 건 아이들 덕분이다. 초등학교 전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주말엔 어떻게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 곳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가급적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상호 만족도가 높은 어떤 곳. 그곳이 바로 ‘섬’이었다. 섬에 가면 모래가 있고, 물이 있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모래만 가지고 놀아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그렇게 아이들이 놀 때 부모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쉴 수 있다. 가보았던 인천의 섬은 언제나 좋았고,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곳을 소개한다.
대이작도의 ‘풀등’은 세상의 처음과 끝이 마치 모래와 바다 뿐인 것 같은 환상을 보여준다. 바다에서 밀려 나온 잔잔한 물과 물길을 따라 구불구불 곡선이 그려진 모래가 만나 만든 발목 깊이의 자작한 물웅덩이. 여기에 작고 예쁜 물고기들이 살랑거리며 다닌다. 그곳에 발을 담고 살방살방 거닐 때 발과 살 끝에 닿는 모달을 닮은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이란. 온 가족이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다.
덕적도에 펼쳐진 소나무 숲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이 소나무들이 쏟아지는 볕 을 적당히 걸러주어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만든다. 그 앞에 펼쳐진 시원한 푸른빛 바다를 감상하노라면 세상의 모든 시름 과 걱정이 스르르 사라지는 듯하다. 운이 좋으면 아침에 은빛바다 위를 껑충껑충 튀어 오르는 고등어와 만날 수도 있다. 벌써 마음과 눈이 즐겁지 아니한가!
신비하기로는 이보다 더 장관인 섬이 있을까 싶은 ‘굴업도’. 굴업도의 개머리 능선은 인천의 갈라파고스 같은 느낌이다. 문명의 손길을 거부한 채 도도히 혹은 진한 고독을 품은 것 같은 천연의 풍경과 그 속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사슴 무리. 이런 풍광 속을 걷노라면 생명 이전 태초의 세계를 만나는 것 같은 기쁨과 벅참이 형언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현대사에 다시없을 혹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격정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햇살 한 줌, 바람 한자락으로도 넉넉한 위안을 선사하리라 믿으며 ‘섬’ 너를 부른다!
* 발언대의 내용은 인천광역시의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