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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독립서점 지도를 그리다

"글과 책 덕후들의 아지트"

그 책방엔 고양이가 나오는 책이 많다. 고양이는 자주 책방을 지킨다. 또 다른 책방엔 그림책이 한가득이다. 책방 주인 내외가 그림책을 만든다. 저쪽 책방에선 사람들이 한 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정해 모여 책을 읽는다.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 그저 읽을 뿐이다. 각자가 개성 있는, 이토록 달라서 재미있는 인천 독립서점의 풍경들이다.

  • 신바람 동네 책방 페스티벌 전경사진1
  • 신바람 동네 책방 페스티벌 전경사진2
9월 마지막 토요일이었다.
날씨가 화창했고 하늘은 푸르렀고 구름은 풍성했다.
참 좋은 날, 한국근대문학관이 준비한 ‘신바람 동네 책방 페스티벌’이 아트플랫폼에서 열렸다.
페스티벌에 참가한 책쟁이들의 면면을 만나보았다.

책 파는 사람들

딸기책방

딸기책방 대표 사진1

이웃 부스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달려가던 휴머니스트, 딸기책방 위원석 대표

화도에 있는 4개의 책방 가운데 막내 격이다. 올해 4월에 문을 열었다. 출판 편집자인 위원석 씨가 디자이너인 아내와 함께 출판사 사무실을 구하다 맞춤한 자리에 책방까지 냈다.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만화) 등이 이 책방의 주요 콘셉트이다. 출판사 딸기책방에서 내는 책도 역시 마찬가지. 앞으로 한 해에 여덟 권씩 출간할 계획이다. 10월 3일부터 시작하는 그림책 워크숍은 여건이 허락하면 계속하고픈 프로그램이다.

  • 강화군 강화읍 동문안길 33
  • 오전 10시~오후 7시 / 월요일 쉼

북극서점

  • 북극서점의 순사장 사진
  • 북극서점 전경 사진

북극의 작은 불씨와 같은 책방을 만들고 싶은 북극서점의 순 사장

올해 12월 2주년을 맞는 북극서점은 주인이 선정한 책, 독립출판물, 희귀 서적이 많다. 몇 십 년 전 출간본, 중쇄도 찍지 않은 책들을 모은다. 못 팔면 소장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여행 중에 모은 특별한 소품들도 취급한다. 순 사장으로 부르는 주인은 슬로보트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낸 인디 음악가이다. 독립출판 관련 교육도 활발히 하고 있다. 독립출판이나 인디음악처럼 소수문화를 만드는 지금이 더없이 행복하다.

  • 부평구 원적로 477-2
  • 여는 시간은 인스타그램에 매일 공지
  • www.instagram.com/bookgeuk

말앤북스

  • 말앤북스 장민영 대표 사진
  • 말앤북스 전경 사진

혼자서 커피도 팔고 책도 파는 말앤북스 장민영 대표

구월동에 있는 말앤북스는 카페이며 책방이다. 독립출판물과 문학책을 두루 갖추었고 올해 9월 말로 1주년이 되었다. 주인장 말로는 ‘프로그램이랄 것도 없는’ 독서모임을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 8시~10시에 책방에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조용히 읽는 모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신청자를 모집한다. 짬 내서 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했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새벽 1시까지 심야 책방을 운영한다.

  • 남동구 문화서로28번길 13-1
  • 오후 1시~오후 10시 / 화요일 쉼

책방모도

  • 책방모도 도대표와 모대표 사진
  • 책방모도 전경 사진

책방 모도를 함께 운영하는 그냥 친구 사이인 도 대표와 모 대표

‘모 아니면 도’의 심정으로 문을 열었다. 인천 신도심에서 나고 자란 두 젊은이가 화수동 골목의 낡은 구멍가게에 낸 책방이다. 십 년 지기인 주인들은 모 대표, 도 대표라는 캐릭터를 정했다. 주인이 읽고 싶은 책, 소개하고 싶은 책이 주를 이루고, 고객들이 주문하는 책도 구해준다. 모도 필사책 시리즈 VOL.1 이상 ‘날개’와 인천을 주제로 삼은 마스킹 테이프도 기획, 제작했다. 책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 동구 화수로47번길 14
  • 오후 1시~오후 9시 / 때때로 쉼

세종문고

  • 세종문고 책방주인 강서경씨와 친구 이지현 작가 사진
  • 세종문고 수공예품 사진

친구 이지현 작가와 인천채집 프로그램을 이끄는 책방주인 강서경 씨

95년에 문을 연 전통 있는 책방이다. 몇 해 전부터 창업자 아들 내외가 운영하며 주인의 감성이 담긴 실용, 취미 책들이 자리를 늘리고 있다. 낭만제비꽃이라는 별명의 주인은 그림책 작가인 친구와 인천채집이라는 청년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제비꽃, 물까치, 지칭개 등 인천의 자연물을 그림, 사진, 자수로 표현해 파우치, 브로치 등 수공예품을 만든다. 인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친구가 오래도록 하고픈 일이다.

  • 연수구 샘말로 8번길 13-2
  • 오전 9시 30분~오후 10시 / 명절 쉼

책방산책

  • 책방산책 홍지연 대표사진
  • 책방산책 전경 사진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읽고
책방주인의 꿈에 복귀한 책방산책 홍지연 대표

경인교대 앞 단독주택가 놀이터 앞에 있다. 배다리, 늘 책이 있는 풍경 속에서 자란 주인은 마흔이 되면 책방을 열겠다고 생각했었고 꿈을 이루었다. 어린이, 청소년 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인문교양, 문학책도 갖췄다. 기증받거나 주인이 소장하던 헌책도 진열한다. 헌책 판매는 어린이가 책 사는 경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다. 스스로의 지불 능력으로 책을 사는 어린이가 많으면 좋겠다. 어른에게는 새 책을 권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어른들의 다양한 독서모임이 열린다.

  • 계양구 향교로5번길 23, 1층
  • 오후 1시 30분 ~ 오후 8시, 토요일 5시까지 / 일요일, 월요일 쉼

나비날다책방

나비날다책방 대표 청산별곡 사진

배다리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나비날다책방 대표 청산별곡

배다리에서 2012년에 문을 열었다. 상호의 나비는 고양이를 가리킨다. 동분서주 바쁜 주인 대신 고양이 ‘반달이’가 책방을 지킬 때가 많다. 페미니즘, 고양이 등 주인의 관심과 취향이 반영된 책이 다수다. 나비날다책방은 책을 팔 뿐 아니라 문화를 만들고 전파하는 문화예술 기지이다. 인문학 강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곧 구술생애사 강좌가 예정돼 있다.

  • 계양구 향교로5번길 23, 1층
  • 동구 송림로 8

이 밖에도 도심지에서 벗어난 강화도 ‘국자와 주걱’은 북스테이로 널리 알려진 책방이다. 작고 불편하지만 밥이 따뜻하고 잠자리는 깨끗하다고 자랑한다. 부평의 ‘연꽃빌라’는 카페로 시작해서 책방까지 겸하고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독립출판물이 연꽃빌라에서 잘 팔린다. 굴포천에서 가까운 ‘사각공간’도 독립출판물을 만날 수 있는 책방으로,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는 심야 책방을 운영한다.

책 읽는 사람

딸기책방 대표 사진1

김리하는 송도에 사는 작가이다.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쓴다. ‘신바람 동네 책방 페스티벌’이 아니었다면 잘 몰랐을 정감 있고 특색 있는 동네 책방을 알게 되어 기쁘다. 주인장의 취향과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과 소품을 살펴보는 재미가 꽤 컸다. 책방 모도의 젊은 주인장들이 가꾸어가는 싱그러움은 부럽기도 했다. 책을 사랑하는 주인장들의 선한 인상과 친절함에 매료돼 조만간 그 책방들을 순례할 생각이다.

인천 독립서점 지도

신연호
사진
장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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