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회 김대영 의원

전체메뉴


칼럼/기고문

[인천시의원 발언대] 남궁 형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 작성자
    인천일보(홍보담당)
    작성일
    2018년 11월 29일(목)
  • 조회수
    515
[인천시의원 발언대] 남궁 형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일 잘 하는 시의회 위해 정책지원인력 보강돼야"
 
남궁형 기획행정위 의원 사진
 

▲ 남궁 형 인천시의원
천고마비의 계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천고마비'는 가을이 날씨 좋은 계절임을 뜻하지만, 또한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계절임을 의미합니다. 중국 은나라 때, 흉노족은 겨울을 버티기 위해 수확기인 가을을 틈타 말을 타고 북변 일대를 침입, 약탈했습니다. 이에 중국 농민들은 '천고마비'라 하여 하늘이 높고 푸르러 말이 살찔 시기인 가을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인천시의회가 가장 바쁜 시기도 가을입니다. 지난 19일까지는 행정사무감사 기간이었습니다. 시의원들은 행감을 통해 인천시청과 각종 산하·유관기관, 교육청이 한 해 동안 예산을 투명하게 잘 집행했는지 감사합니다. 내년도 예산안을 조목조목 살피며 시민 혈세가 낭비되는 사업이 있는지 감시하기도 합니다. 가을에 일이 몰리는 것은 마치 말이 살찌는 것과 같습니다.

지방자치제 실시 후 중앙사무 이양으로 지방사무가 대폭 늘었고, 지방행정에 대한 시민 수요 또한 증가해 갈수록 지방행정이 복잡·전문화되고 있습니다. 의회의 일도 늘었습니다. 인천시의회의 조례 상정은 5·6·7대 각 562건, 590건, 645건으로 연평균 4.7% 증가했고, 제보·인사 등 기타 업무는 연평균 6.83% 증가했습니다. 동기간 의회 발의율, 의회 발의 가결률은 연평균 각 14.2%, 13.0% 증가해 양적 팽창뿐만 아니라 질적 향상도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9년도 인천시 전체 예산은 13조8974억원입니다. 인천시의원 1인당 3756억을 감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의원은 의원 1인이 혼자 일합니다. 국회의원은 의원실에 총 9명의 유급 보좌직원을 둘 수 있습니다. 시의원은 국회의원에 비해 예산 대비 인력이 42%에 불과, 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주어진 책임에 비해 권한과 힘이 많이 부족합니다.

최근 한 국회의원이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밝혀 국정감사 스타가 되었습니다. 의원실에서 충분히 긴 호흡을 맞춰온 보좌진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국회처럼 정책 지원 인력이 시의원들에게 배정된다면, 업무 연속성으로 전문 역량이 강화되어 정책·입법 보좌 활동이 용이해질 뿐 아니라, 의정 방향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민원, 내부고발 등 제보를 받지 않으면 행정부 비리·비위를 밝혀내기 힘듭니다. 민원인 진술에 크게 의존하기에 한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지원 전문인력이 보강되면 일상적이고 선제적으로 감사 행위를 행할 수 있습니다.

10월 말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지방의회에 인사권을 부여하여 사무처 운영 독립성을 보장하고, 정책지원 전문 인력 제도의 도입 근거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지방분권 제도가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시의원들은 주권 재민 원칙에 따라 인천시민들의 의지에 의해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진시황제의 만리장성은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가을을 대비해 긴 시간 동안 장벽의 벽돌 하나, 하나를 쌓아올렸습니다. 날이 갈수록 의회가 감시할 행정부 예산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 발전, 기술 발달로 업무의 복잡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례 ·개정 등 제도로서 중재할 갈등 또한 늘고 있습니다.
한때 정책지원인력 등 의회 크기를 키우고 지금보다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개별 의원을 더 편하게 해주는 방편에 불과한 낭비가 아닐까 비판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7월 의회 개원 이후 5개월 가까이 일하면서 입장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예산, 감사, 각종 민원 처리와 같이 시의원으로서 기본 업무만 처리하는데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몸을 쪼개어 일할 수 없기에 같이 호흡을 맞출 정책 지원 인력이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한 지방 분권으로 가는 길, 시민들께서 정책지원 전문 인력 보강이라는 하나의 벽돌로 힘을 보태주십시오. 일하는 시의회에서 일 잘 하는 시의회로 거듭나겠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