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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랑

  • 작성자
    기호일보
    작성일
    2009년 8월 7일(금)
  • 조회수
    697


어머니 사랑  

 

  ▲ 박승희 인천시의원/수필가   

  

 이른 새벽녁에 전화벨이 울렸다. 이상한 예감이 들어 머뭇거리다 전화를 받았다. 막내 여동생의 다급한 목소리다. “오빠 엄마가 119 구급차에 실려 가셨어. 지금 병원 응급실이야.” “뭐라고? 응급실이라고 내 바로 가마.” 새벽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핸들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어젯밤 그 추운 날 어머니를 시청 앞 정당행사에 모시지 않았어야 했다. 그 죄책감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하다. 뼈 속까지 살을 에이는 추위 속에 떨고 계셨던 어머니가 인천보다 서울 강남이 가깝다고 막내딸 집으로 가시겠다기에 매제가 모시고 갔는데 쉴틈도 없이 막내 여동생네 집 설거지를 하시다가 주방싱크대에 머리를 부딪친 후 넘어지시면서 갈비뼈와 등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으시고 병원에 도착하셨다는 것이다.

 

다음 날 서둘러 인천집 근처 종합병원으로 후송시킨 후 입원시켜 드렸다. 아픔의 고통 속에 신경줄기 마디마디가 다 끊겨 있어 그 아픔의 고통이 더 할진데 어머니는 전혀 내색도 안하신다. 수술 후 두 달 동안 깁스를 해야 하고 일 년 동안은 노령으로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사선생님의 진단 결과다.

 

한평생을 험난한 고생속에 소금장사, 과일행상, 떡장사, 옷장사로 분주히 살아오신 어머니가 아닌가.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목이 메이고 죄책감이 허우적 거릴뿐이다. 바로 며칠 전 넉넉하지도 않은 살림규모에 어머님의 용돈이며 보약을 도맡아 한 둘째 여동생이 갑상선 암이라는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듣고 정신이 멍하기도 했었는데 수술대기 중에 있는 자식 걱정에 당신의 얼굴이 눈물로 뒤범벅이 되신 것을 난 병실에 누워 처음 발견했다.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정우 어멈 전화냐?” 어머니는 족집게처럼 알아 맞추신다. “엄마! 저예요.” “응 그래 수술은 잘 끝났구?” “네” “알았어. 내가 퇴원하면 갈게. 에그 불쌍한 것 쯧쯧.”

병원비를 걱정말라고 딸은 당부를 한다. 어머니 앞으로 실버보험을 들었으니 안심하라 하신다. 둘째 여동생 정우 어멈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 어릴적 자랄 때부터 몸이 심약했었다. 워낙 허약체질이라 가끔 배가 아프다고 하소연을 하곤 했다. 아파, 아파 할 때마다 우리 형제들은 꾀병이라고 윽박지르기도 했었기에 병원 문턱조차 가보지 못한 채 성년이 됐던 것이다. ‘정우 어멈아! 미안하다 사십이 흐른 지금 오빠는 용서를 구한다.’

그 후로 심장이 뛴다면 조심조심 살아왔기에 어머니는 얼마나 마음을 삭이셨을까? 딸을 돌봐야한다는 모성애 때문인지 어머니의 병세는 빠르게 회복이 돼 가고 있었다. 주위의 만류에도 어머니는 퇴원하자마자 서울 쌍문동 딸네집에서 원자력병원으로 그 아픈 몸을 이끌고 분주히 다니셨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어머님의 기도속에 정우 어멈도 퇴원을 하게 돼 모처럼 봄날을 맞이하게 됐다. 봄소식은 꽃으로 우리 집 주위를 장식한다. 복숭아 나무 세 그루엔 꽃이 만발하다. 밭 가운데의 모과나무에도 온통 꽃으로 장식한다. 어머니는 서울 딸네 집에 갔다 오시면 늘 집 앞 텃밭에 계셨다. 상추며 쑥갓이며 온갖 채소를 심으신다. 철칙이 하나 있다. 절대 농약을 거부한 채 유기농법으로 가꾸는 상추나 배추, 파, 토마토는 잘도 자란다. 그것들은 자식들에게 이웃들에게 고루 배분된다. 150평 남짓한 텃밭엔 봄배추, 가지, 오이, 호박이 튼실히 자라고 있다. 어머님이 넉넉한 인심이 배여있는 것이다. 특히 암수술 이후 싱싱한 채소를 정성껏 다듬어 둘째딸에게 택배로 보낸다. 그러자 택배를 소재로 어머니의 정성을 시로 표현한다.

45년 전 전세계적인 매스컴을 탓던 내용이다. 1964년 도쿄 올림픽경기장을 확장하기 위해 3년밖에 안된 인근 어린이집을 헐게 됐다. 지붕을 벗겨내다가 지붕 한쪽 벽 모서리에 꼬리부근이 못에 밖힌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됐다. 집주인을 불러 그 못을 언제 박았느냐고 물었더니 집을 짓던 3년 전에 박은 것이 틀림없다는 대답이었다. 못에 몸이 박힌 채 죽지 않고 3년 동안이나 살아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사람들은 이 신기한 사실의 까닭을 알기 위해 공사를 잠시 중단하고 그 도마뱀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변해버린 환경에 두리번거리면서 못에 박힌 도마뱀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못에 박힌 도마뱀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기를 3년이란 세월동안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동경대학 동물학 교수가 두 도마뱀을 잡아다가 그 과정을 조사했더니 놀랍게도 먹이를 날라준 도마뱀은 바로 못에 박힌 도마뱀의 어미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머니의 한없는 은혜와 사랑을 담은 예화를 들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끝없는 희생과 봉사와 헌신의 길에서 헤어날 줄 모르는 어머니의 그 진한 감동을 그 누가 부인할 수 있단 말인가? 어머니 기쁨도 슬픔도 많으련만 가슴속으로 조용히 삭이시며 늘 편안한 모습으로 우리 4남매를 키워주신 나의 어머니를 마음속으로 불러본다. ‘어머니 아!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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