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봉/인천시의회 산업위원장
한국인의 저력이 유별나다는 이야기는 이따금 듣는 일이지마는, 아시안게임의 유치과정에서보고 느낀 감정 가운데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밖에서 보는 우리의 경쟁력이 상상을 뛰어 넘는 대단한 것이었음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 사람들이 한국을 일컬어 신화를 창조하는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기분이 좋았지만, 실제로 유치게임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저들의 그 느슨한 체질과 무딘 감각으로는 애초부터 우리하고는 싸움상대가 되지를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사실 필자는 우리의 민족적 기질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늘 초조해야 하고 긴장하고 경쟁해야 하는 생활환경 속에서 한결같이 마음들이 급해지고 격정적인가 하면 양보에 인색하고 화를 잘 내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네의 사는 모습들이 매우 숨이 차다는 생각을 해왔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들을 꽤나 부러워했던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뉘 집 아들은 몇 점을 받았더라”는 교육을 받으면서, 그 비교논법이 지겹도록 괴로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 딸 시집을 보낼 나이가 되었음에도 끊임없이 “누구네는 어떻다더라”는 비교 망령이 사라지지를 않고 있고, 더군다나 직업이 선출직이고 보니, “어느 어느 경쟁 후보는 어떻다더라”고 하는 골치 아픈 댓거리를 늘 달고 살아가야 하다 보니, 정말이지 누울 자리 있고, 세끼 먹을거리만 있으면 다 떨궈 버리고 편한 마음에 세상을 살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타산지석이라 했던가 - 그렇게 힘들고 숨가빠하며 단련된 우리네 삶의 방식이 막상 빅게임을 놓고 저네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보니, 참으로 놀랍고 신나는 것이 마치 어른과 아이들의 싸움처럼 아예 기본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조그만 반도의 나라, 그것도 둘로 나뉘어져 휴전 중인 나라에서 수천 년을 침략을 받아가면서도 단일민족을 유지하고 제2의 유대인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선진국대열에 당당히 합류할 수 있었던 그 대단한 근성을 아시안 게임유치 활동을 통해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우리 인천은 아직도 여러 가지 게임을 남겨놓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성공이라고 하는, 미래 인천을 좌지우지하는, 결코 져서는 안 되는 큰 게임이 있다. 그동안 중국 상하이에 밀린다는 둥, 투자유치가 부진하다는 둥, 정부의 지원이 빈약해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둥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고, 또 필자도 직업상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며 걱정을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 또한 국민적 저력을 믿고 싶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을 흘리는 공무원을 믿고,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성공을 비는 인천의 시민을 믿고, 한다면 하고야 마는 신화를 이룩하는 한국의 역사를 믿고 싶다.
아시안 게임은 단순한 국제 스포츠 잔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우리 인천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이며, 서울의 위성도시 굴레를 결정적으로 벗어 던지는 쾌거이며, 전국 각지에서 인구가 유입된 항구도시 인천이 비로소 진정한 하나의 도시 인천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해외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이 제일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을 하듯이 이제 한국 어디를 가 봐도 인천이 제일 살기 좋은 도시라는 말이 나올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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