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회 허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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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문

‘동구 의제 21’과 기업의 책무

  • 작성자
    인천일보
    작성일
    2005년 11월 30일(수)
  • 조회수
    130

 

‘동구 의제 21’과 기업의 책무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실시한 대기 오염도의 측정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동구 측정치는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등의 오염도가 인천 평균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환경기준치보다 높았다. 이 자료에는 금년 8월에 환경부가 조사했던 납, 철, 니켈, 망간, 카드뮴 등의 중금속에 대한 조사보고는 없었다. 서울과 6대 광역시의 대기 중 중금속 농도도 인천이 전국 1위라는 환경부 결과를 뒷받침해주는 자료는 없었다. 동구의 중금속 농도를 조사한다면 이 역시 인천 가운데에서도 가장 나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통계자료는 한마디로 동구가 전국 제일의 공해도심지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독성이 청산가리의 1만배에 달한다는 다이옥신의 주요 배출원인 폐기물소각장과 철강, 비철금속 등의 산업체도 동구엔 산재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말 5만톤급 선석 3개가 건설되는 북항철재부두가 완공되면 가히 환경대란이라고 불릴만한 재앙이 동구에 들이닥칠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동구는 10월말 현재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이 3개나 있다. 43위 INI스틸, 56위 동국제강, 66위 두산인프라코어 등으로 이들 3개 기업의 법인세 지급 후 당기 순이익이 2004년도엔 무려 1조551억원이고 금년도 상반기까지는 1조784억원이다. 올 예상 순이익은 2조가 넘을 전망이다. 동구 주민들이 전국 최악의 중금속과 대기오염, 독성물질 등에 시달리면서 사는 동안 이들 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환경개선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INI스틸은 주민들과 약속했던 야적장 집진시설 창고 건립도 충남 당진공장으로 이전계획을 세우며 취소시켰다. 이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함성은 공장 정문에서부터 가로막힌다.
지역 체육대회에 몇 십만원정도 보조하거나 아파트 도색비로 얼마 지급하는 식의 얄팍한 지원책으로 주민을 호도하는 것, 이젠 그만해야 할 것이다. 이들 기업체들이 동구를 떠나라는 것이 아니라 연간 이익금의 몇 프로를 매년 환경개선에 투자를 하라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 요지이다. 3개 업체의 순이익금 중 3% 즉 300억원을 환경에 투자한다면 동구의 환경이 얼마나 달라질 것인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그래서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이것이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 아니겠는가?
이런 면에서 ‘동구의제 21’은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재개발과 환경개선의 조화라는 2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목표로 주민이 고발하고 구청이 적발하는 형식을 벗어나 자발적으로 기업체 참여를 유도해 기업 순이익의 몇%를 환경에 투자할 지를 함께 논의하고 구체적인 환경개선수치를 설정하여 실천하자는 것이 ‘동구의제21’의 목표이다. 동구는 구의원이 구정질의를 통해 올해 안에 구조례가 제정되고 ‘동구의제 21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준비위원들 가운데 주민대표, 기업대표와 구청장을 당연직으로 하는 ‘동구 의제 21‘의 공동대표로 선출한다. ‘솔바람 동구 21’ 등의 명칭 공모도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도 동구 환경개선을 위해 행동할 ‘동구의제 21’ 활동에 적극 동참하길 기대한다. 시나 구의 환경분야에 대한 예산부족만을 탓 할게 아니라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의 자발적 참여 유도가 필요한 것이다.
새마을운동 동구지회 소속의 전체 새마을지도자들은 이미 환경파수꾼이 되어 ‘동구 악취모니터링 일지’를 작성할 뿐 아니라 환경오염신고와 비디오로 대기오염원을 촬영해 고발하는 등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더 이상 구청과 기업의 선처만을 바라고 있기에는 지역 환경오염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얼마 전 서울의 청계천이 복원되었다. 서울시민 더 나아가 전국이 떠들썩했고 오랜만에 국민에게 주는 즐거운 소식이었다. 우리 동구도 민·관·기업체가 합심하여 이런 살 맛 나는 곳으로 탈바꿈 하는 것이 과연 헛된 소망일까. UN이 정한 ‘지구환경대상’을 우리나라 최초로 인천이 수상할 수 있도록 모두가 환경 파수꾼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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