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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문

[칼럼]10대 자살의 책임

  • 작성자
    인천일보
    작성일
    2012년 2월 14일(화)
  • 조회수
    608


[칼럼]10대 자살의 책임  

이용범 인천시의원

최근 전국적으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거나 폭력을 당한 어린 10대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 겨우 10년 남짓 살아온 어린 학생들이 밝고 찬란한 미래를 외면한 채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일까? 도대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나 대책은 없는 것이며 과연 이 비극적인 현실은 누구의 책임인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10~19세 청소년 자살자는 353명으로 하루 한명 꼴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까지는 교통사고가 청소년 사망원인 중 1위였지만 2009년부터는 자살이 1위로 바뀌었을 만큼 문제가 심각한 현실이다. 인천은 2010년 한해 84명의 청소년들이 자살을 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그 수가 많았다.

시교육청이 제공한 최근 3년간 학생들의 자살현황을 보면 고등학생의 자살이 가장 많아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원인은 가정불화나 충동, 학교성적 비관 등 다양하지만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된 가운데, 학교폭력의 피해 경험을 가진 아이들 중 14%가 죽을 만큼 고통스럽다고 응답한 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할 것이다.

특히 현 대학입시 체제하의 지나친 경쟁과 학부모들의 요구 속에서 어린 학생들은 성적에 대한 압박에 짓눌려 하루하루를 살아나가고 있으며 결국은 이런 현실의 중압감이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낳게 되고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 위험요소가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지혜와 꿈을 키워나가고 인성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학교현장이 경쟁과 폭력에 물들어 아이들이 병들어 가고 있는 사이, 우리 사회는 너무나 안일한 자세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

그간 전국 시도교육감이 모인 자리에서도 입시제도와 사교육비 문제만을 거론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자살사건이 터지고 난 이후인 12월이 되서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대책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학교폭력의 위험성이 오래전부터 사회에 경종을 울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학부모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학생들의 자살과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해결하는데 정부와 자치단체가 관심을 갖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학생들의 속마음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목소리를 들고 이해하는 것이다. 또 학생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건전한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10대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세상이 자신들의 감정을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특성이 있다. 이렇기 때문에 어른들이 만든 정책이 자신들을 외면한다고 여기며 현실을 모른다고 주장하기 일쑤이다. 따라서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그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주장하는지 속마음을 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의 의견과 교과서적인 대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읽기 위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교폭력 근절과 자살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의 첫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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