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회 임지훈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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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 자치의 해묵은 숙제를 푸는 방법

  • 작성자
    중부일보(총무담당관)
    작성일
    2020년 8월 20일(목)
  • 조회수
    821

 

[기고] 교육 자치의 해묵은 숙제를 푸는 방법

승인 2020.08.19 19:46

 

 

지난 7월과 8월, 회기가 없는 틈을 십분 활용해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 지역학교 여러 곳을 방문했다. 그중 부평구 삼산동에 위치한 영선고 학생들과 소통하는 자리는 매우 특별했다. 행사 주제가 ‘리더십 캠프’였듯 코로나19 위기상황에도 기회를 만들고 담대한 도전을 이끄는 학생들이 자랑스러웠다.

장훈동 영선고 교장의 교육철학도 남달랐다. 뒤처지거나 앞서거나 차별하지 않고 모두가 영선고의 주인공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존중했다. 그야말로 학생 자치의 남다른 표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약 40명의 학생과 토크쇼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마주친 푯말이 더욱 눈에 띄었다. ‘학생회장이 전하는 말-우리 모두가 학교의 주인입니다.’

본 위원은 최근 교육위원장이 되고 나서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의회로 출근한다. 그만큼 평의원 시절과는 다른 무게감과 책임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교육기사 모니터링을 하고 시교육청의 교육정책을 진단한다. 학교 민원과 학부모 요구사항, 학생안전 관련 사항을 두루 살피고 있다. 코로나 방역시스템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대안도 함께 점검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방 자치와 지방 분권은 계속 화두가 되는데 왜 교육 자치와 교육 분권은 이슈가 되지 않는 걸까. 결론은 실상 학교 현장에서 교육 자치를 실현하기엔 그동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는 것. 즉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각각 동상이몽을 하듯 아직 학교공동체의 자주화가 멀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이렇다. 학교에선 과중한 업무부담 등으로 인해 교사들의 자유로운 연대와 창의적 교수학습이 어렵다. 학교 자치나 학생 자치도 말 그대로 행정부담의 일환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여기에 교육 자치라는 무리수까지 얹으면 학교는 민주주의라는 허울만 쓴 껍데기 민주주의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또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계는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 물들었다. 아직도 학교를 입시학원이자 성적경쟁의 시험대로 생각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자치와 주체를 논한다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그저 현실과 괴리된 교육 선진국 모방 퍼포먼스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선 아직도 교육 자치는 시기상조라는 현장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자치는 지금이 적기다’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이유인즉 그동안 불신과 냉대의 대상이던 교육행정의 관료주의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또한 우리 학교민주주의도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의식이 상당부분 확립되었다. 진보교육감들의 수많은 열정과 땀의 노력으로 혁신학교, 마을교육공동체, 학교 자치 등이 상당부분 안정화됐다.

우리 헌법 제31조 4항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라고 명시했다. 더불어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 제12조에는 ‘국가는 교육 자치와 지방 자치의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는 지방 정부의 지방 분권 실현이 곧 교육 자치와 결속해 집행돼야 한다는 지침이다.

지난 1991년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이 처음 시행되고 약 30년이 흐른 지금도 교육 현장에선 교육 자치를 실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향후 각 지원청 별 교육행정갈등조정위원회 설치, 학교운영위원회·학생회 법적 제도화, 학교자치조례 강화, 지자체의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강화, 원도심과 신도심 등 교육불균형 해소와 교육 자치구역 재조정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육 자치의 핵심은 학교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학생·교사·학부모에게 온전히 돌려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해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문화가 되살아나야 한다. 즉 시도교육청은 공정한 지역교육정책을 수립하고 학교는 자율적 교실혁명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교육 자치와 학교자율화야말로 미래 교육의 큰 강으로 흘러야 한다.

 

임지훈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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