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맹정음 만든 손끝
"박두성(朴斗星)"점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자로 볼록한 점들의 위치를 통해 글자를 식별한다. 세계 각국의 문자가 다르듯 점자 또한 나라별로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점자는 누가 만들었을까. 시각장애인을 위하여 생을 바친 송암(松庵) 박두성(朴斗星) 선생이다.
강화 교동도에서 태어난 그는 1913년 제생원 맹아부로 발령받아 교사로 근무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중 일어점자로만 교육해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1920년대부터 한글점자를 연구했다. 그 당시 한글점자가 있었지만 4점식 점자로 자음의 초성과 종성이 구별되지 않아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
박두성 선생은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루어진 한글에는 6점식 점자가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오랜 연구 끝에 최초의 한글점자 ‘훈맹정음’이 창안됐다. 세로 3개와 가로 2개로 구성된 점을 조합하여 초성과 중성, 종성의 자음과 모음을 표현했다. 이후에도 수정과 보안이 이뤄지면서 1996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한국점자 규정의 토대가 되었다.
점자 회람지 ‘촉불’
점자를 토대로 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회람지 <촉불>을 발행했다. 또한 성경을 비롯해 76종의 맹인용 교육자료 도서를 점역해 출간했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점자책으로 만들어 시각장애인도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위함이었다. 또한 우편을 이용하여 전국 각지에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통신 교육’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우편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정국(우체국)에 우편료 감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광복 후 제헌국회에 한글점자 투표를 승인받아 사회 참여를 확장시키고, 교과서에 실린 시각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수정해달라고 건의하는 등 시각장애인의 복지 증진에 앞장섰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에는 ‘송암 박두성 기념관’이 건립됐으며, 서울의 국립서울맹학교에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