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IT 교육 지원·독서 생활 기반

"고령 사회의 노인 교육 과제와 책무"

인천의회 건물 사진

‘나이 먹은 것이 내 죄도 아닌데 내 죄인 것 같아.’ 노인들의 자조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얼마 전 인근에 있는 경 로당을 가보았다. 60대 중반부터 80대 초반까지 노인 몇 분 이서 환담을 하고 계신다. 자연스럽게 소일거리를 여쭈어 보니 그냥 잡담 수준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이 나이에 무엇을 하겠느냐고? 오히려 나에게 답을 구한다. 누구든 퇴 직 후 20~30년을 꿈과 기대 없이 살아가는 일은 고통스러 운 일이다. 숨만 쉰다고 살아 있는 것인가? 꿈은 실현 여부를 떠나 사람에게 살아갈 동기와 의욕을 심어준다. 삶의 질 을 개선하는 중요한 기재가 되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노 인들에게 다가오는 100세 시대는 또 다른 재앙이 되는 것 은 아닐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인 고령화 사회에서 14% 인 고령사회로 가는데 우리나라는 불과 17년이 걸렸다. 프 랑스 115년, 일본 26년에 비해 초고속이다. 세계 어느 나라 도 겪어 보지 못한 빠른 고령사회의 진입은 우리가 전통적 으로 이어온 경로효친에 대한 가치관을 흔들고 존중, 배려 등 사회적 규범 또한 변질되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노인 정책과 인프라 구축에 따르는 준비할 틈도 없이 다가 온 고령사회는 혼술, 혼밥 등 급격한 개인주의가 만연하면서 경로사상 퇴색 등 사회적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가 왜 노인을 존경해야 하는지, 노인복지에 대한 부담을 왜 우리가 안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젊은이도 증가하면서 세대 간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아놀드 토인비(1889~1993)는 죽기 전 ‘만약 지구가 멸망해 지 구가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면 꼭 가지고 가야 할 문화가 바로 한국의 효’라고 했다. 어른 공경을 제1덕목으로 여겼던 우리의 효 정신을 꼭 있어야 할 유산으로 높이 평가했다. 당시 우리나 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63세였다. 이제 82세를 넘어 100세 시대로 나아가는 시점에 우리의 지금 모습을 보고도 토인비는 그 런 진단을 했을까? 노인들 대부분은 사회의 격변기를 살아온 분들이다. 부모를 부양하고 자녀들을 키우느라 노후를 준비할 여력을 갖지 못한 사이 노인이 된 분들이 많다.

저출산 등 사회 현상과 맞물려 65세 이상인 노인들의 비중이 0~14세인 유소년보다 갑자기 많아진 노인 추월 시대에서 우리 는 무엇을 해야 할까?

1970년대 유네스코의 평생교육운동과 더불어 노인도 배워야 한다는 뜻에서 노인교육이 시작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운영 시 스템이나 교육 내용에 문제가 많다. 즉 노인교육의 기회가 일부 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교육 내용은 노인의 학습 의 욕을 높이는 교육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요자 중심의 생활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노인교육의 기본은 노인 에게도 자립과 사회적 공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성취시켜 주는 일이다. 이를 위하여 먼저 노인들의 개인적 성장 및 자기의 재발견을 위한 교 육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한다. 노인들을 일방적인 사회적 약 자로 보기보다는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봉사할 수 있는 인적자 원으로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건전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 하기 위한 사회의 중요한 과제이자 책무이다.

일본의 경우 곳곳에서 노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점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갖게 한다. 젊은이들이 일하기 취약한 부분에 노인들이 활용된다면 국가적으로도 저출산 등 으로 부족해질 인적자원을 확충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되지 않 겠는가? 먼저 노년층의 생계와 생산 가능 인구 유지를 위한 평 생 직업교육이 보완되어야 한다. 65세 이후 노인이라는 이유로 소모적인 삶으로 여생을 보내야 하는 인적 자원의 낭비를 예방 하며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평생교육 기회가 제공되어 야 한다. 예를 들어 현대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정보화에 노 출되어 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IT 기기와 네트워크로 소통하는 작금의 시대는 장년층, 노년층의 고립을 가속화시킨다. 가속화되는 변혁의 시대에 한때는 고학력 군이었음에도 IT 활용 법을 몰라 정보 획득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들이 얼마나 많은가? 노년층을 위한 IT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노인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표준화된 교육과정과 교육 시설이 확충되어야 한다. 또한 정보의 보고이자 산실인 독서 생활의 기반을 만들어 야 한다. 독서는 평생교육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따라서 평 생교육에서 책에 대한 관심과 접근을 높이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1000곳이 넘는 전국의 공공 도서관을 노인들의 평생 교육센터로 활용하여 노인들의 독서 모임 등을 운영해보자. 그 래서 노인들이 더욱 생동감 있게 봉사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을 확보해주자.

영국의 메이 총리는 ‘외로움은 차별 없이 찾아온다. 누구든 자유 로울 수 없다. 이를 막아주는 일은 결국 사회의 책무’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늙어간다. 노인이 행복해야 국민도 행복하다. 이제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든 거 쳐야 하는 필연적 인생의 과정이니까.

김영식

대한노인회 인천노인지도자대학장

김영식 인천노인지도자대학장 사진

목록


상단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