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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며 사는 부부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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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아내에게 “좋은 소식과 나 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말해줄까?”라고 했다. 아내가 좋은소식을 요청하자 남편 왈 “3천만원이 생겼 어”라 했고, 그 다음 나쁜소식은 “그게 퇴직금이야”였다. 이게 유머로만 끝나면 좋겠건만 이런 유머가 현실인 집들 이 너무 많다. 소위 고개 숙인 남자들이 부쩍 많아진 것이 다. 특히 40대, 50대 남성들의 어깨는 더 처져 보인다. 아 이들이 커 한창 돈 들어 갈 나이에 직장에서는 퇴물 취급 을 받고 줄줄이 쫓겨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친구로부터 부동산중개사 자격증 시험 학원 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격증이야 따 놓으면 나 쁠 건 없지만 그동안 도통 그런 말이 없던 친구여서 갑자 기 왜 그러냐 했더니 자기 남편의 이야기를 했다. 남편이 그동안 회사에서 부장급으로 다니고 있었는데 조 만간에 회사를 나와야 할 듯 하다며 안팎에서 은근히 조 여져 오는 느낌에 하루하루 불안하기만 하더란다. 그런 남편을 보고 있자니 여간 불안한 게 아니어서 일단 부동산중개사 자격증을 따 두면 나중에 쓸모가 있을 것 같아서 그런다는 것이다. 그 말이 이해가 됐다. 요즘 40대는 완전히 청년이다. 그 ‘청년’ 시절에 부동산 중개업이든 뭐든 새 출발을 다짐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40대 남자들과 부부의 현실이 돼버렸다. 그마저도 주변에서 매일 듣는 것이라고 집 근처 가게마다 오늘 하루 공쳤다는 소리뿐이니 장사를 해 보겠다는, 그 나마 있던 용기마저 쑥 들어 가버리게 하는 현실에 두렵 기만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해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이력서를 들고 뛰어 다니는 판국에 나이 많다고 오라 하 는 곳도 없고 갈 곳도 없다. 방구들을 짊어지고 있는 날이 늘어나면서 그 만큼 기도 꺾였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괴로운 남편들. 실직 후 텔레비전 인터뷰에 나온 어느 남성이 “차라리 여자라 면 노래방 도우미라도 할 수 있고 식당 종업원 같은 일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특성상 직급이나 급 여 같은 게 안 맞아 정말 재취업이 어렵다”며 여자가 부럽 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하기도 했다. 가정에서 그동안 월급 봉급 봉투를 꼬박꼬박 죄다 아내에 게 맡기고 열심히 살아온 우리 남편들에게 기를 심어주 자. 월급 바치고 용돈을 타 쓰며 가정을 지켜온 남편들 아 닌가. 남편들의 위축되는 요즘, 조금씩 위로하며 보듬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자.

김진순(남동구 예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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