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운 시민기자 · 부평구

각종 행사와 광고 현수막으로 가득한 부평의 거리, 올해부터 그 풍경이 조금 달라졌다. 인천시의회 정종혁 의원이 대표 발의해 제정된 「인천광역시교육청 친환경 현수막 사용 및 폐현수막 재활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가 2025년 9월 29일부터 시행되어 학교와 행정 현장 곳곳에서 ‘작은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례는 학교와 교육청이 친환경 현수막 사용을 확대하고, 폐현수막을 자원으로 되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교육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탄소중립 모델로 평가받는다. 조례가 제정되며 인천시교육청은 산하 교육 현장에서 친환경 현수막 사용을 장려하고, 교육 현장의 자율적 실천을 유도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QR코드가 포함된 전자 포스터나 LED 게시판으로 현수막을 대체하며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인천시 자원순환정책과는 이미 2022년부터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해왔다. 당시 시는 민간업체와 협력해 버려지던 현수막을 재가공해 시민 쉼터 차양막으로 재활용하는 등 자원순환형 행정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조례는 이러한 기존 흐름 위에서 학교 현장까지 친환경 전환을 확산시키려는 정책적 시도로 평가된다. 행정과 교육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버려지는 자원’의 순환 구조가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수막을 대체한 LED 게시판
버려진 현수막그러나 정책이 현장에 완전히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친환경 천 현수막은 기존 비닐보다 비싸고, 제작 및 회수 체계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행정과 학교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부 학교는 행사 예산 한도 내에서 비닐 현수막을 병행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이 제도가 일시적인 실험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행정의 지원과 함께 시민 사회 전반의 참여와 공감이 필요하다. 친환경 전환이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조례의 취지가 현실이 될 것이다.
길거리의 현수막 한 장이 이제는 ‘환경 교육의 교재’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환경 수업을 통해 자원 순환의 의미를 배우고, 행정은 그 실천을 뒷받침한다. 작지만 분명한 변화다. ‘버려지는 것’을 ‘다시 쓰는 것’으로 바꾸는 이 움직임이 부평을 넘어 인천 전역으로 확산된다면, 조례 한 장의 문서가 진정한 생활 속 정책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