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희망을 채우는 인하대 집수리 봉사동아리
"트인 대표 김정민 학생을 만나다"차영원 시민기자 · 미추홀구
수혜가구 도면 작성 중인 김정민 학생
인천 지역사회에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대학생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곳이 있다. 바로 인하대학교 집수리 봉사동아리 ‘트인(T-IN)’이다.
2009년 첫발을 내디딘 트인은 어느덧 16년의 역사를 쌓아오며, 인천의 유일무이한 대학생 집수리 봉사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전문성을 높였으며, 현재 100여 명의 열정적인 부원이 인천 전역에서 낡은 벽지를 희망으로 바꾸고 있다.
지역 복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트인의 중심에는 공간의 변화가 가져오는 힘을 믿는 동아리 대표 김정민 학생이 있다.
김정민 학생은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요양원 등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해 온 예비 사회복지사다. 그러나 현장을 거듭 경험할수록 그는 말벗이나 교육 봉사와 같은 정서적 도움을 넘어,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게 됐다.
그러던 중 대학교 1학년 때 할머니 댁 집수리를 돕는 경험을 통해 환경이 바뀌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몸소 느낀 그는, 인하대학교 입학 후 망설임 없이 집수리 봉사동아리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참여하며, 낡은 벽지를 걷어내고 새로운 희망을 덧입히는 봉사자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동아리 방에서 봉사 준비 중인 ‘트인’ 학생들
지난해 트인의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이었다. 오랜 시간 협력해 온 숭의종합복지관을 비롯해 인천도시공사(IH), 미추홀장애인복지관 등과 새롭게 협력 관계를 맺으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현재 트인은 인천도시공사 사업 40%, 복지관 등 지역 기관 사업 60%의 비중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추홀구를 넘어 인천 전역으로 도움의 손길을 확장하고 있다. 매달1회 이상 꾸준히 현장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결과 2024년에는 20가구 이상의 집을 수리했다.
김정민 학생이 가장 깊은 애정을 보인 곳은 성인 지체장애인 거주시설인 ‘우리들의 집’이다. 매년 하반기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이곳은 벌써 세 차례 발걸음하며, 이제는 수혜자들과 가족 같은 관계가 됐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시설에계신 분들이 저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올 때마다 진심으로 반겨주시는 모습에 더 잘해드리고 싶은 사명감이생겼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라는 장벽이 자연스럽게 허물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봉사다운 봉사’를 하고 있다는 행복감을 만끽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집’ 봉사 모습
김정민 학생은 건축 전공자가 아니기에 시공 기술에 대한부담도 컸다. 그러나 동아리를 이끄는 대표로서의 책임감은 그를 멈추지 않게 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유튜브를 통해 시공 과정을 반복 학습하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실내건축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임원진으로서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야 부원 교육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철저히 준비하고 나니 집수리가 생각만큼 높은 장벽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이 경험을 부원들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김정민 학생은 봉사가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활동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큰 힘과 위로를 얻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이에 그는 동아리의 지속적인 운영과 가치의 전파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았다.
“누군가가 나의 도움으로 기뻐하는 모습이 오히려 제게 큰 에너지가 됩니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이 활동이 향후 연합동아리로 확장되어 더 많은 청년이 인천의주거 복지에 참여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는 ‘영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됐다. 자신의 부족함을 공부로 채우고, 전공의 경계를 넘어 이웃의 삶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용기.
김정민 학생을 비롯한 트인의 학생들이 흘린 땀과 노력은 인천의 미래를 밝히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인천시의회와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이러한 청년 영웅들의 행보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