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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따라
떠나는 가족 여행"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복판에, 아직 많은 시민이 존재조차 모르는 특별한 공간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바로 2023년 개관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다. 프랑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문을 연 문자 전문 국립박물관으로, 국내에서는 유일무이한 문자 전문 박물관이기도 하다. 고층 빌딩과 넓은 공원이 어우러진 송도국제도시 안에 이런 세계적 수준의 문화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인천 시민으로서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연수구 · 김성민 시민기자

시민기자06

문자의 긴 여정을 한 공간 안에

박물관의 핵심 주제는 ‘문자와 문명의 대여정’이다. 인류가 처음 문자를 만들어낸 수천 년 전부터, 인공지능과 디지털이 일상이 된 오늘날의 미래 문자에 이르기까지, 문명과 함께 진화해 온 문자의 긴 여정을 한 공간 안에 촘촘하게 풀어낸다.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 이집트의 상형문자, 고대 페니키아의 아람문자,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손꼽히는 우리 한글까지 세계 각지의 문자 유물과 관련 자료가 방대하게 펼쳐진다. 단순히 유물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문자가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탄생했고, 어떤 방식으로 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바꿔왔는지를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낸 전시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역사 교육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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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는 방문객이라도 전시 앞에서 발이 저절로 멈추게 된다. 낯선 문자 앞에서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전시를 보며 궁금한 점을 찾아보다 보면 어느새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자녀가 없는 성인 방문객조차 “이게 무슨 문자지?”, “한글은 언제 만들어진 거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전시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는 공간인 만큼, 방문 전 관심 있는 문자에 대해 간단히 찾아보고 가면 관람이 한층 더 풍성해진다. “박물관은 지루한 곳”이라는 편견을 시원하게 깨뜨리는 경험이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체험 프로그램까지 더해 더욱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상설 전시 외에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되고 있어, 단순 관람을 넘어 가족이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글자를 직접 만들어보고, 여러 나라의 문자를 비교해 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러운 학습이 이루어지며, 아이와 부모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아이에게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 교육의 장이 되어주는 곳이기도 하다.

관람 동선은 비교적 단순하고 쾌적하게 구성되어 있어 유모차를 이용하는 가족이나 어린 자녀를 동반한 방문객도 전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전시 공간 전체가 실내로 이루어져 있어 무더운 여름날에도, 비 오는 주말에도 언제든 찾을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다. 입장료는 전면 무료이며,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도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어 갑작스러운 주말 나들이 계획에도 딱 맞는 장소다. 지하철 인천 1호선 센트럴파크역에서 도보 5분 거리로 대중교통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

문화 인프라를 품은 송도국제도시

관람을 마친 뒤에는 인근 송도 센트럴파크나 트라이보울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넓게 펼쳐진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관람의 여운을 이어가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실내 관람과 야외 산책을 한 번에 즐기는 알찬 하루 나들이가 완성된다. 연수구는 단순히 새 건물과 상업시설로 채워진 신도시가 아니라, 이처럼 세계적 수준의 문화 인프라를 품은 도시임을 이곳에 오면 새삼 실감하게 된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연수구민에게, 나아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진짜 ‘우리동네 숨은 명소’다. 이번 주말, 온 가족의 손을 맞잡고 수천 년 인류 문명의 발자취를 따라 특별한 문자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 출발점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우리가 사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복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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