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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부터 휠체어도 OK,

모두의 숲이 된 만수산
'도롱뇽마을 무장애나눔길'

완만한 나무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덧 산 정상에 다다른다. 가파른 계단도,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깔딱고개도 없다. 인천 남동구 만수산에 조성된 ‘도롱뇽마을 무장애나눔길’은 기존 2.75km 구간에서 2.39km가 추가 연장되면서 총 5.14km라는 전국 최장 규모로 거듭났다. 보행 약자의 눈높이에서 숲을 다시 그려낸 이 길 위에서, 봄을 준비하는 작은 생명들의 숨소리와 시민들의 웃음을 직접 만나보았다.

남동구 · 조연희 시민기자

도롱뇽마을

그동안 누군가에게는 정복해야 할 대상이었던 산 정상의 탁 트인 전경이 이제는 유모차를 탄 아기에게도, 거동이 불편한 가족에게도 공평한 선물이 되었다.

봄을 깨우는 전령사, 도롱뇽과의 첫인사

도롱뇽마을전동차를 이용해 무장애나눔길을 찾은 어르신

무장애나눔길이 시작되는 도롱뇽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귀를 사로잡는 것은 숲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산새들의 지저귐이다. 이 활기찬 새소리를 이정표 삼아 걷다 보면 만수산이 품은 소중한 생명의 요람을 만나게 된다.

찬 바람 끝에 온기가 묻어나는 시기가 되면, 작은 물웅덩이마다 투명한 막에 싸인 도롱뇽알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겨우내 깊은 잠에 들었던 숲의 숨결을 깨우듯, 도롱뇽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새로운 생명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존귀한 생명의 탄생을 마주하며 걷는 이 길은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생태 교실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일상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생명력 가득한 휴식처가 된다.

계단 없는 5km,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는 숲길 산책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점이다. 평균 경사도 6% 이하의 완만한 데크 로드는 유모차를 미는 부모부터 무릎 관절이 약해 등산을 망설였던 전동차를 탄 어르신까지 모두를 다정하게 포용한다. 그동안 누군가에게는 정복해야 할 대상이었던 산 정상의 탁 트인 전경이 이제는 유모차를 탄 아기에게도, 거동이 불편한 가족에게도 공평한 선물이 되었다.

밤하늘의 ‘반딧불’이 숲으로 내려앉는 시간

해가 지면 은은한 LED 조명이 켜지며 무장애나눔길은 또 다른 동화 속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화강석판석길 계곡부를 따라 설치된 ‘LED 반딧불 조명’은 가족 나들이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짙푸른 숲 사이로 반짝이는 초록빛 불빛들은 마치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캄캄한 밤에도 안전한 발걸음을 돕는 조명 덕분에, 이제 숲은 시간의 제약 없이 주민들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휴식처가 되었다.

야간조명

일몰부터 밤 11시까지 운영

반딧불 조명

매시 정각부터 20분간 운영

자연과 사람을 잇는 다정한 배려, 전국 최우수상의 영예

최근 도롱뇽마을 무장애나눔길은 ‘2025년도 녹색 인프라 확충사업’ 산림복지 분야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산림 훼손은 최소화하면서도 조망 쉼터와 안전 난간 등 편의시설을 세심하게 보강해, ‘누구나 소외 없이 누리는 숲’을 만들고자 했던 남동구의 다정한 진심이 전국에서도 통한 것이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집 가까운 곳에서 생태 체험과 힐링,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도롱뇽마을 무장애나눔길. 따사로운 봄날, 소중한 가족의 손을 잡고 우리 모두를 향해 활짝 열린 만수산의 품에 안겨보는 건 어떨까. 숲은 이제 당신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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