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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부평,

"함께 가꾸는
도시의 온도"

부평구 · 윤지운 시민기자

시민기자단07

신트리공원부터 굴포천, 공영텃밭까지, 시민이 만든 공동체의 기록

6월을 앞둔 부평의 아침은 한결 부드러웠다. 아침 공기는 선선했고, 밝은 햇살 아래 공원과 하천 주변에는 주말을 맞아 천천히 몸을 푸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동네를 돌보고 함께 걸으며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사람들 덕분에 초여름의 부평은 조금 더 따뜻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 계절의 부평은 단순히 푸르기만한 도시가 아니었다. 산을 가꾸는 사람들, 하천을 걷는 사람들, 텃밭에서 흙을 만지는 사람들까지, 여러 방식의 참여가 도시 곳곳에 스며들고 있었다. 누군가에겐 짧은 봉사 시간이었고, 또 누군가에겐 이웃과의 느긋한 인사 한마디였지만 그런 움직임들이 모여 공동체의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숲을 돌보는 사람들

신트리공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아직 이른 시간의 고요가 남아있었다. 가족 단위로 산책을 나온 주민들, 배드민턴채를 들고 자리를 잡는 어르신들, 이어폰을 끼고 조깅을 시작하는 직장인들까지, 공원에는 이미 저마다 다른 속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곳은 부평구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으로 축구장과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놀이터, 산책로, 분수대를 두루 갖추고 있다. 공원 안에는 도서관도 자리하고 있어 운동과 휴식, 배움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생활 공간과 이어지는 또 다른 움직임이 있다. 바로 부평 푸른숲 자원봉사단이다. 부평구는 올해 초 주민참여형 산림자원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중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산림 보호와 관리에 관심 있는 구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선발된 참여자들은 3월부터 12월까지 부평구 내 7개 산에서 활동하게 된다. 야생화 꽃길 조성, 산림 정화, 산불예방 홍보, 불법행위 감시 등 이 주요 활동 내용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산길을 따라 걷고 쓰레기를 줍는 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마주해보면 이 일들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의 손길이 닿아 정리된 길은 더 오래 걷고 싶은 길이 되고, 누군가가 돌본 꽃길은 계절이 바뀌어도 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주말 오전 두 시간을 보태는 일은 작아 보이지만 도시의 풍경을 바꾸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하천을 따라 걷는 일

신트리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굴포천이 흐른다. 한때 복개와 오염의 흔적이 깊었던 이 하천은 지금 시민들이 머물고 쉬는 생활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굴포천은 부평구를 대표하는 생태하천으로, 복원 사업을 거치며 단순한 물길을 넘어 지역의 일상과 연결된 공간이 되었다. 아침 일찍 굴포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이런 변화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걷는 노부부, 조깅하는 주민, 사진을 찍는 사람, 스케치북을 펼친 학생이 서로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은 채로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수풀은 계절을 따라 더욱 짙어지고, 물가의 풍경에도 생기가 더해진다. 행정이 복원의 뼈대를 세웠다면 그 공간을 실제로 살아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이곳을 걷고 머무는 시민들이다. 굴포천의 변화는 공사와 행정의 결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오가며 쉬고 다시 찾는 과정 속에서 하천은 단순한 복원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일상이 된다. 복원된 하천에 시민들의 일상이 더해질 때, 그곳은 비로소 도시의 자산이 된다.

흙을 나누고 수확을 나누다

시민기자단07

공동체의 의미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공간은 텃밭일지도 모른다. 부평구가 운영하는 공영 텃밭은 갈월샘 텃밭, 부영텃밭, 청천 텃밭 등 세 곳에 걸쳐 있다. 총 626구획 규모로 개인과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올해 분양자들은 3월 28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8개월 동안 작물을 키우고 수확할 수 있다. 텃밭은 단순히 채소만 기르는 공간이 아니다. 흙을 만지고, 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 과정 자체가 계절을 몸으로 느끼게 한다. 아침 햇살 아래 상추 잎이 넓어지고, 방울토마토 꽃이 피기 시작하고, 고추 모종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 을 바라보는 일은 도시에서 쉽게 얻기 어려운 느린 즐거움이다. 이곳은 이른바 ‘3무 농법’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합성 농약과 화학 비료, 비닐 덮개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돼 보다 친환경적인 도시농업을 지향한다. 단체 텃밭이나 나눔을 희망하는 개인 참여자의 수확물은 지역의 이웃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그러니 이 텃밭은 개인의 취미 공간이면서 동시에 나눔의 장이기도 하다. 텃밭에서는 낯선 사람끼리도 쉽게 말을 건넨다. “올해 상추는 잘 크네요.” “고추는 물을 자주 줘야 해요.” 같은 짧은 대화가 오가고, 그 사이로 자연스럽게 안부가 섞인다. 흙을 가꾸는 일이 결국 사람사이의 관계를 가꾸는 일과 닿아 있다는 사실을 이곳에서는 누구나 조금씩 배우게 된다.

작은 참여의 힘

부평의 봉사와 공동체 활동은 거창한 결심을 요구하지 않는다. 주말 오전 두 시간을 내어 산길을 함께 걷는 일, 굴포천 주변을 산책하며 쓰레기 하나를 줍는 일, 텃밭 구획에서 이웃과 작물 이야기를 나누는 일처럼 일상 가까이에 있는 행동들로 시작된다. 그래서 이 활동들은 어렵기보다 자연스럽고, 부담스럽기보다 오히려 즐겁다. 초여름의 부평은 그런 작은 참여들이 모여 완성된다. 산을 돌보는 사람들, 하천을 걷는 사람들, 텃밭에서 수확을 나누는 사람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지만, 이들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동네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함께 쓰는 공간을 함께 가꾸는 일이다. 6월의 부평은 아직 한창 더워지기 전의 계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오래 걷고, 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이웃의 모습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그 느린 걸음 속에서 공동체는 보이지 않게 자라고 있었다. 신트리공원의 산책길에도, 굴포천의 수변 산책로에도, 공영텃밭의 흙냄새 사이에도 초여름 부평의 온기가 조용히 배어있다.

  • 부평 푸른숲 자원봉사단 | 연중 모집

    • 신청 : 부평구청 누리집 ‘부평소식’→신청서 다운로드 후 이메일 제출
    • 문의 : 부평구 공원녹지과(032-509-6983)
  • 부평구 자원봉사센터(일반 봉사활동)

    • 신청 : 1365자원봉사포털(1365.go.kr)에서 모집 공고 확인
    • 문의 : 부평구 자원봉사센터(032-509-7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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