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명소
"감자·계란 수제비로이웃이 낯선 시대다. 같은 동네에 살아도 얼굴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는 일은 드물다. 사람과 사람을 자연스럽게 이 어주는 매개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바로 음식이다. 반 죽을함께치대고한상에둘러앉아식사를나누는동안어 색함은사라지고공동체가시작된다.
서구 · 우현희 시민기자

'오늘 뭐 먹지'는 인천서구청년센터가 운영하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매월 두 차례 청년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모집 때마다 정원이 빠르게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 한 번의 참여가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프로그램을 계기로 꾸준히 참여하는 청년들이 생겼고, 서구청년센터의 다른 프로그램으로 활동 범위를 넓힌 사례도 적지 않다. 밥 한 끼로 시작된 만남이 동네 친구로 이어지는 셈이다. 지난 주말, 서구청년센터 ‘오늘 뭐 먹지’ 프로그램에 1인 가구 청년들이 모였다. 이날의 메뉴는 감자·계란 수제비. 식생활교육네트워크 강사가 제철 식재료 활용법부터 조리 과정까지 직접 안내했다. 요리 경험은 제각각이었지만 설명을 따라 손을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모두가 같은 속도로 칼을 잡고 반죽을 치대고 있었다.

6월은 감자가 가장 맛있는 시기다. 강사는 “제철 식재료는 맛도 좋고 가격 부담도 적다”라며 감자를 쪄서 반죽에 넣는 비법을 소개했다. 쫄깃한 식감을 위해 반죽을 충분히 치대고 숙성하는 과정도 함께 배웠다. “애호박은 꼭지 부분이 단단해 얇게 써는 것이 좋고, 당근은 껍질째 섭취해야 영양이 더욱 풍부하다”라는 실속 있는 생활 정보도 더해졌다. 특히 계란을 만진 뒤에는 살모넬라균 예방을 위해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는 위생 수칙도 강조됐다. 재료 손질부터 식품 위생까지, 일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수업이었다.
참가자들은 설명에 맞춰 재료를 다듬고 육수를 우려냈다. 냄비에서 고소한 향이 퍼지자 분위기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처음 참여한 청년들도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누며 요리에 동참했다. 마침내 완성된 감자·계란 수제비를 한 그릇씩 들고 식탁에 둘러앉았다. 모두 함께 “잘 먹겠습니다!”를 외친 뒤 맛본 첫 한 입. “서툴게 만들었는데도 정말 맛있네요.”라며 멋쩍게 웃는 참가자의 한마디에 식탁 곳곳에서 웃음꽃이 피어났다. 식사 후에는 소감을 나누는 시간도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혼자 살다 보니 식재료를 다양하게 사기 부담스러운데, 싱싱한 재료로 직접 요리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주말 점심을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 즐거웠다”라고 전했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손질법과 불 조절 요령 등, 책이나 영상으로는 얻기 어려운 현장의 요리 팁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음 달에는 우렁쌈밥과 참외깍두기가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서구에 거주하는 청년과 1인 가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함께하는 한 끼가 차곡차곡 쌓이며 서구 청년들의 지역살이에도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