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박성배
여행 크리에이터

인천은 인구 300만의 대도시이자 국제공항과 항만, 그리고 3개의 경제자유구역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관문 도시다. 하지만 화려한 외형과 달리 관광 성적표는 초라하다. 2023년 기준 인천을 찾는 외래 관광객 비율은 6.5%에 불과하며, 체류 기간(3일)과 지출액(약 91만 원) 역시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첫 번째 도시임에도 정작 관광객들은 인천을 ‘지나가는 길목’으로만 여기고 있는 셈이다. 만만치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더라도 꼭 찾는 부산과는 비교조차 하기 부끄럽다.
관광자원의 부재가 문제일까? 인천은 개항장, 차이나타운, 경인 아라뱃길, 송도국제도시, 그리고 수많은 섬, 산과 강의 자연과 역사적인 명소 등 매력적인 자원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단절되어 있고, 관광객을 맞이할 기본적인 인프라와 편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표적 관광지인 월미도와 차이나타운 일대만 봐도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1970~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동인천역 인근의 낙후된 교통 환경은 관광객의 방문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인천 곳곳을 마음껏 질주하는 대형 화물차들은 소음과 매연을 내뿜으며, 시민과 관광객의 활동과 안전을 위협하고 경관을 훼손한다. 그리고 좁은 길과 부족한 편의시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은 콘텐츠는 관광객의 조기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새로운 볼거리를 위해 실속 없고 기이한 랜드마크를 새로짓는 일은, 예산을 낭비하고 불편함을 증가시키는 일이다. 이제 인천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미 가진 자원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정비’와 자원과 콘텐츠의 유기적인 ‘연결’에 집중하자.
첫째, 기존 자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표 관광자원 일대의 교통체계를 재정비하고, 보행 친화적인 거리를 조성해 걷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단절된 관광 거점들을 통합 관광 코스로 묶어 체류 기간 연장을 유도해야 한다. 스마트 관광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예약부터 안내까지 모바일 하나로 해결되는 환경도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행정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시민·민간·학계가 함께하는 ‘협의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로컬 투어나 어촌 체험 등 시민 참여형 콘텐츠를 활성화해 인천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인천 관광의 재도약은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라 관광객이 느끼는 작은 불편을 해소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교통·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내실 있는 정비가 이루어질 때, 인천은 비로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머물고 싶은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