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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신학기에는 이런 담임선생님을 만났으면

  • 작성자
    인천신문
    작성일
    2012년 2월 27일(월)
  • 조회수
    530


[시론]신학기에는 이런 담임선생님을 만났으면   

허회숙  인천시 시의원

  요즈음도 기회만 있으면 할머니 등에 업혀 보려고 나름 머리를 쓰는 손주가 금년 신학기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또래에 비해 체격도, 키도 작은 손주의 입학을 앞둔 요즈음 혹시라도 왕따나 학교 폭력의 피해를 입지는 않을지,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신나는 출발을 하게 될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사회가 어떠한 학교 폭력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이고 각종 대책이 강구되고 있어 폭력 피해자의 심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학교 폭력이나 왕따 문제가 학교 현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왕따나 학교폭력 문제는 인간의 폭력성과 동물적인 본능에 기반한 것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도의 차이, 잔인성의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해 왔다고 본다. 이제 우리 사회가 할 일은 학교 폭력이나 왕따를 성장기의 통과의례 정도로 여기고 가볍게 다루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잔인한 왕따나 학교 폭력은 범죄라는 인식하에서 법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손주와 세살 터울인 누나는 학급에서 키도 제일 크고, 체격도 좋아서 왕따니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별 걱정이 없었지만, 작년 1년간 담임선생님 때문에 속을 끓였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손녀는 만날 때마다 선생님이 자신이 아무리 손을 들어도 시키지 않고 항상 반에서 두 명의 아이에게만 기회를 준다고 불평을 하는 것이었다. 손녀가 계속 불평하는 말을 들으며, 걱정스럽기도 하고, 오해일 수도 있겠다 싶어 아무래도 직접 선생님께 여쭈어 보아야 할 것 같아 한학기가 다 끝난 후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조심스럽게 손녀가 불평하는 이야기를 했더니, 선생님 말씀이 그 애들은 친구들을 포용하고 리더십이 있어 다른 애들이 잘 따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배우게 하려고 그 애들에게 발표의 기회를 많이 주었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수업시간에 한 두명의 아이에게만 계속 발표를 하게하는 것이 인성교육을 위해서였다고 하는 담임선생님의 대답을 들으며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인성교육은 담임선생님이 편애하지 않고, 골고루 기회를 부여하는 공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부모와 교사의 모델링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의 방법이 아니던가? 손을 들어도 한번도 시켜주지 않는 선생님에 대한 불신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부정적인 자존감을 형성하게 될까? 그러나 50대이시라는 담임선생님께 학부모가 어쭙잖은 교육이론을 강의할 것인가? 우리 아이를 예쁘게 봐 달라고 부탁할 것인가?

결국 시간이 지나 학년이 바뀌고 담임선생님이 바뀌기만을 바라며 1년을 보냈다. 작년에는 만나면 담임에 대한 불평을 일삼던 손녀가 3학년이 된 이후에는 담임선생님이 무섭지만 좋은 선생님이고, 발표도 골고루 시켜 주신다고 자랑을 하더니, 2학기에는 학급 회장에 당선되어 의젓한 모습으로 커가고 있다.

신학기를 앞두고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떤 선생님이 새로운 담임이 될지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함께 하게 된다. 아무리 교육시설과 환경이 좋아도, 아무리 교육과정이 잘 짜여 졌어도 담임선생님을 잘 만나지 못하면 아이의 학업부진은 물론 행복감과 자존감에도 큰 상처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의 담임이 되기를 바란다.

「애들을 좋아하면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엄하게 꾸짖는 선생님. 애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면서, 꿈을 갖게 해주는 선생님. 모든 아이들이 선생님으로부터 자신이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선생님」

이런 선생님들의 지도와 사랑으로 우리 아이들이 질서와 규칙이 몸에 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하는 글로벌 인재가 되고,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인격체라는 것을 깨닫고, 그 깨달음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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