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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역(同役)과 부역(附逆)사이

  • 작성자
    인천신문
    작성일
    2007년 10월 2일(화)
  • 조회수
    478
<의정현장에서-이은석 인천시의회 의원>

               동역(同役)과 부역(附逆)사이





지난 4월 미얀마 양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은 1950년대 전후(戰後) 한국 사회가 아마도 그러했으리라고 상상될 만큼 가난의 허덕임 속에 살아가는 낙후된 사회였다.


그래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의 순수하고 따사로운 눈빛이다. 평범한 그들의 고생과 가난속의 희생이 우리사회가 그러했던 것처럼 50년 뒤 미얀마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귀국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그곳, 1인당 GDP가 1천700달러를 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그곳에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과 승려들이 날마다 죽어가고 있다.


우리에게 그와 유사했던 광주의 아픔이 있었기에 미얀마의 일이 더욱 남의 일 같지 않다.


역사를 만들어 가는 길에는 두 가지 상반되는 길이 있는 것 같다.


정상적인 일, 바람직한 일을 도모하고 함께 이루어가는 동역의 길과, 몇몇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커다란 희생을 아랑곳 하지 않는 부역의 길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의 암울했던 근현대사 속에는 일제 침략기, 6·25전쟁, 유신, 5·6공 등을 통해 수많은 부역의 흔적들이 침잔(浸殘)돼 있다. 때로는 알량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어찌할 수 없는 외부적 압력 속에서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해, 또 때로는 옳지 않음을 알면서 빗나간 충성심의 발로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들은 서슴없이 부역의 길을 갔다. 그들의 행적은 후세들에게 갈등과 고통을, 때로는 밝혀낼 수도 없는 일에 관한 소모적 논쟁을 강요하기도 했다.


국방부자료에 의하면 6·25때 친 공산당 부역자가 55만 명이라고 하니,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 부역의 행적을 따져 묻는 일은 무의미 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저 묻어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서로 위로하고 반성하며, 또 극복해야 할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있다고 본다. 내가 가는 길이, 나의 행동이, 또 나의 결정이 동역의 길인지의 여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행동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는 언제나 몇몇의 지도자의 이름을 빌린 침묵하는 다수의 시민들에 의해 창조되고 재구성되어 왔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깨어 있을수록 그 사회는 더욱 선진화되고 더 민주화 되어 갔다.


공복(公僕)의 신분으로 본인이 내리는 정책적 판단과 결정이 때로는 사사로운 이익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과거의 관행을 스스로 타파 할 수 없어 알면서도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는 않은 지 우리는 스스로에게 따져 물어야 한다. 평범한 시민으로 나의 행동과 판단 하나하나에, 또 나의 이해관계와 때로는 정치적 성향 속에 스스로와 나의 후세들에게 부끄러운 부분들은 없는 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


우리가 이름을 빌려야 할 지도자가 누가 될지 모르더라도 2007년 10월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선진화와 공고한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우리가 강요받았던 멍에의 굴레를 우리 세대에서 끊어 버리기 위해서라도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그쳐 동역의 길을 가야 한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시민과 승려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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