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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단상(斷想) - 박승숙 의장(2005. 1. 16)

  • 작성자
    -
    작성일
    2005년 1월 28일(금)
  • 조회수
    380


 

 개성 斷想 /

 박승숙 인천시의회 의장

꿈과 희망에 부푼 을유년 신년이 시작된지도 벌써 며칠이 지났다. 세월이 흘러가듯 나의 모습도 달라지지만 기억은 또렷이 살아있다.


1949년 서림초등학교 6학년 재학당시 졸업소풍 행선지가 월미도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소풍을 기다리며 하룻밤 지날 때마다 새끼손가락부터 하나씩 접어가며 날을 세던 가슴 설레이던 추억이 어제 같다.


지난 12월14일 인천시장으로부터 개성공단에 조성된 시범단지 ‘리빙아트(인천기업)’의 첫 시제품 생산기념식에 시의회 대표자격으로 참석해 달라는 내용의 제안을 받았다.


일정은 12월15일이고, 장소는 개성공단 시범단지, 행사주관은 현대아산(주)이었으며, 초청대상은 시장, 의장, 인천상의 회장 등이다. 드디어 개성의 대문이 열린 것이다.


14세대 원적 가는 날 기다리고 설레이던 마음과 무엇이 다르던가! 뜨거운 가슴, 몸과 마음이 들떠 흙을 밟지 않고 길을 걷는 듯, 걷는 걸음이 야릇했던 전날 밤이었다.


사실 나에게 개성은 내 생의 동반자였던 남편의 고향이었기에 개성을 향한 마음이 출발전날 화끈 달아올랐는지도 모른다.

 
내 생애엔 가능치 않으리라 생각했던 남편의 어린시절 잔뼈가 굵은 생가가 있는 개성시 고려동을 찾아가 시댁 문전에 큰 절을 올리고 오리라….

여기서 120리 지척에 시댁 땅이 목전이건만, 반 백년 철의 장막을 부술 재주꾼이 없었음은 누구의 죄 값이던가…. 만감이 교차하며 수많은 상념속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인천 서구에서 창업된 ‘리빙아트’ 강만수 대표와 김석철 회장의 끈기있는 노력과 현대아산, 통일부, 북한측의 아낌없는 협조로 이루어진 삼박자의 조화가 기막힌 역사의 사건을 만든 셈이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1호 버스에, 김정치 인천상의 회장과 나는 4호 버스에 몸을 싣고 당일 아침 7시40분께 경복궁 주차장을 뒤로 하고 개성을 향해 차바퀴는 굴렀다.


드디어 개성시 봉동리 북한 개성공업지구 일원인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북측 40명, 남측 450명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단의 한국산 첫 공산품 생산 기념식과 리빙아트 공장 준공식이 진행되는 동안 공장 정문 앞에서 터뜨린 폭죽이 장관을 이루면서 삼천리 강산에 울려 퍼졌다


근로자 모두가 북한사람들로 이뤄진 리빙아트 공장은 시설장비가 웅장하고 대단했다.


자남산 여관 식당에 마련된 오찬장에 5번 식탁에 나의 명함이 있었고, 둥근 밥상에 북측 민경협 2인을 동석하도록 돼 있다. 내 옆자리에 앉은 그는 “남조선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던데요?”, “국보법 폐지와 관련된 남조선 동포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등을 비롯해 북조선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간단한 사유 등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청해왔다.


오후 4시30분께 북측 세관·출입국관리 및 검역소를 통과해야만 한다는 현대아산 측의 설명에 따라 짧은 시간 시내를 돌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개성의 단면적인 주거환경과 주민들의 모습을 보니 못내 눈물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
개성을 떠나 해방 전 서울로 내려오신 시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남편, 그러니 나는 개성집안의 며느리임에 틀림이 없다.


하루속히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분단의 쓰라림이 성이 무너지듯 말끔히 걷히는 날이 올 수 있게 되기를 학수고대 한다.
두고 온 개성이여! 사랑하는 개성주민들이여! 다가오는 대망의 새해 을유년에는 하늘 문이 활짝 열리듯 만복이 깃드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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