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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보고(2005. 9. 13)

  • 작성자
    -
    작성일
    2005년 9월 13일(화)
  • 조회수
    402

 


인천과 개성이 한 인물에 의해 가까워지고 있다.
안상수 시장 수첩에는 개성부립박물관과 개성시 수철동 고유섭 선생 묘소 두 단어가 적혀있다. 다음번 개성 방문시 이 두 곳을 찾아 인천시장으로서 그 의미를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자주 내비치곤 한다.


올해는 한국미학의 선구자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 선생이 인천에서 태어난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우현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근대미술사와 미학을 개척한 인물이다. 용동 큰우물 근처, 지금의 동인천 길병원 자리에서 나셔서 인천공립보통학교(현재의 인천 창영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경성제대 법문학부 철학과에서 미학 및 미술사를 전공하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개성부립박물관장으로 11년간 재직하다 1944년 40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떴다. 우현 선생의 업적은 오늘날까지 후학들에게 이어져 미술사학회에서는 그 분을 기리는 학술상까지 제정했다.


동북아의 관문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이 스스로의 문화적 정체성을 드높여가기 위해서는 우현 선생 같은 인물을 시민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기에 필자는 지난 3월 시의회 시정질문을 통해 우현 선생을 기리는 여러 기념사업을 제안했다.


때 맞추어 인천문화재단에서 얼마전 우현 선생을 올해의 인천문화예술 대표인물로 선정하고 여러 사업을 진행하였다. 동아시아 미학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우현 선생의 삶과 학문 세계를 조망하는 소중한 육필원고와 연구노트 사진자료들로 특별 전시회도 마련하였다.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전시회를 보면서 자연스레 드는 느낌은 이런 인물이 우리 인천에서 태어나 유년과 청년기를 보냈다는 것, 그래서 그를 기리는 행사가 이곳 인천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에 대한 크나큰 자부심이었다. 우현 선생의 차녀 고병복 여사가 직접 참석하고 선생의 애제자 황수영 박사와 진홍섭 선생이 행사장에 오랫동안 머무르기도 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기념사에서 교통과 모든 것이 불편한 40년대에 고유섭선생은 어떻게 전국의 그 많은 유물 유적을 답사하고 정밀한 기록과 연구업적을 남겼는가 놀라울 뿐이라고 찬탄했다.


항구도시, 산업도시로 부박한 문화만이 있다는 인천에 대한 선입관을 떨쳐버리는 뜻깊은 행사로서 인천문화재단이 주관하기에 손색이 없다. 행사에 참여한 발표자들의 면면도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학자들이라는 평이었고 전시회 역시 품격이 높았다.


나는 이런 일들이 모여 결국 인천의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이 이런 깊이와 폭을 가진 문화를 자랑할 수 있을 때에라야 온전한 의미에서 국제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자기 것을 내버리고 국제도시로 나아갈 수는 없다. 자기의 것이 뚜렷하고 분명해야 중심을 세우고 주변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도시를 지향할수록 지역 정체성, 인천의 전통과 역사는 더욱 소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1992년 제1회 새얼문화대상 수상자로 고유섭 선생을 선정한 것은 탁견이다.


인천은 돌이켜 보면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이다. 가까이는 개항기 근대 도시로 형성될 무렵부터 시작해서 멀리는 고려, 백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발자취 속에 인천의 존재는 뚜렷하다. 이제 그런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는 작업이 정녕 중요한 때이다. 그동안 인천은 우리 것을 잘 가꾸고 다듬는 일에 너무 소홀했다. 앞만 보고 내달리다 보니 겨를이 없어서였을 테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 것을 가꾸는 일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런 일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이 자리를 빌어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인천의 대표 문화인물을 기리는 작업과 발맞춰서 그분들을 기념할 수 있는 표지석을 세우는 일이다. 매년 한 분씩 인천의 대표 문화인물을 선정해서 기리는 일을 인천문화재단에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첫 사업이 우현 선생인데 이제 우현 선생의 생가 터를 복원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자취를 남기는 표지석을 세웠으면 하는 것이다. 나아가 우현 선생과 관련된 유품을 인천시가 인수해서 기념관을 세우는 일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표지석을 세우는 일 역시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매년 차례차례 인천의 대표적인 문화인물들의 표지석을 세워간다면 우리 인천의 도시 공간에 소중한 역사적 기념물이 여럿 생기는 결과가 될 터이다.


이런 일들이야 말로 큰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인천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내고 도시의 품격을 드높이는 길이다. 여러 개발 사업 한편에서 이렇게 인천의 정체성을 높이는 작업에 열중하는 인천시 당국과 안상수 시장의 의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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